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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중국에 쫓겨 투자해 봐야"...일본 언론 "한국 패널산업 미래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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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중국에 쫓겨 투자해 봐야"...일본 언론 "한국 패널산업 미래 불투명"

입력
2023.05.02 17:35
수정
2023.05.0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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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중형 OLED 투자
니혼게이자이 "중국 부상에 쫓긴 투자"

경기 파주시 월롱면 소재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파주시 월롱면 소재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패널업체들이 수조 원을 들여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지만 중국 때문에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일본 언론이 진단했다.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패널산업이 한국에 밀린 것처럼 한국이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부문 거점인 충남 아산 탕정 공장에 4조1,000억 원을 투자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라인을 정비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OLED 최초로 8.6세대라 불리는 2,620×2,200㎜ 기판 크기를 채택하며, 노트북이나 태블릿에 사용되는 중형 패널을 양산한다. LG디스플레이도 경기 파주 공장에 3조3,000억 원을 들여 중형 OLED 패널용 6세대 생산라인을 정비하고 있다.

LCD는 중국 1위, OLED에서도 점유율 높여

한국을 대표하는 두 패널업체가 모두 중형 OLED 패널 양산에 들어간 것은 액정표시장치(LCD) 위주였던 노트북과 태블릿 화면이 OLED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패드 24년형에 OLED 패널을 채택했고, 맥북에도 채택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겉으로는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을 배경으로 한 공격적인 투자로 보이지만, 실상은 중국업체의 공세에 ‘쫓긴 투자’의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LCD에선 이미 중국 BOE가 세계 점유율 1위다. OLED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조금씩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그나마 중형 OLED 시장은 패널의 마지막 성장 시장으로 꼽히지만, 출하량이 연간 13억 대인 스마트폰에 비해 태블릿 출하량은 1억5,000만 대에 그친다.


LG디스플레이, 4분기 연속 적자

니혼게이자이는 애플과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대량 공급하는 삼성에 비해 LG디스플레이의 수익이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엔 역대 최대인 1조9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4분기 연속 적자가 계속되자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이는 1990년대 호황을 누렸다가 한국 업체에 밀린 후 아직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일본 업체의 과거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일본에선 지난 3월 파나소닉과 소니의 OLED 부문을 통합한 JOLED가 파산했고, 히타치제작소와 도시바, 소니의 LCD 부문을 통합한 재팬디스플레이(JDI)도 올해 1분기에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달 LG디스플레이 경영진은 실적설명회에서 ‘수주를 늘려 사업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이는 6년 전 JDI가 말한 회생 방안과 전혀 다르지 않다”며 “현재로선 뚜렷한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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