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필리핀 마르코스 백악관 초청
1951년 체결 양국 상호방위조약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 견제 의지를 다졌다. 미국은 필리핀에 대해 ‘철통같은 방어’ 의지를 재확인했고, 중국이 필리핀을 공격하면 미국이 대응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통령을 워싱턴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지난해 6월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남중국해를 포함해 필리핀을 지킨다는 미국의 약속은 철통과도 같다”며 “미국은 필리핀군 현대화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이 처한 지정학적 환경은 가장 복잡하다”며 “남중국해와 아시아태평양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필리핀의 유일한 조약동맹과 관계 재정립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정상회담 후 공개한 공동성명에서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항공기나 선박에 대한 공격은 1951년 체결된 미ㆍ필리핀 상호방위조약을 발동시킬 것”이라고 확인했다. 양국 상호방위조약은 외부의 침략을 받을 경우 서로의 영토를 지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이 필리핀을 공격한다면 미국이 대응한다는 지침인 셈이다.
‘친중국’ 성향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재임 기간 필리핀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미국은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후 관계 회복을 꾀했다. 중국 견제와 대만해협 안정을 위해서는 필리핀의 협조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필리핀 철권통치와 관련된 미국 법원의 20억 달러 배상금 지급 명령과 불복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마르코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가능했던 이유다.
특히 지난 2월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개정해 필리핀 내 미군 사용 기지를 5곳에서 9곳으로 늘렸다. 중국과 인접한 북부 루손섬에 미군 기지를 추가하면서 중국 견제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역대 최대 규모 연합훈련 ‘발리카탄’을 실시하기도 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일대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도발을 이어가자 필리핀은 미국과의 군사협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양국은 또 일본, 호주와 각각 3국 안보 협력체 구축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고, 내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인도ㆍ태평양 비즈니스 포럼을 공동 개최하는 등 경제협력 강화 방안에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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