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주택 가격 하락→착공 감소
"부동산 회복 대비, 공급 여건 갖춰야"
황세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문위원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금리 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이 주택 건설 경기를 가라앉혀 내년 경제 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 낮춘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주택 수요가 되살아날 시점에 발맞춰 주택 건설도 늘어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일 이런 내용의 '금리 인상의 주택 건설에 대한 영향과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기준금리가 1%포인트 추가 상승 시 주택 가격 상승률과 주택 착공 증가율이 각각 4%포인트, 7%포인트 내려간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을 낮추고 결국 주택 착공도 줄인다는 뜻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포인트까지 올리는 과정에서 지난해 주택 착공은 전년 대비 25.9% 감소했다.
이 분석을 토대로 보고서는 주택 착공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5.6~5.8%, 8.2~9.2% 쪼그라들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착공 부진에 따른 건설 경기 하강은 경제 성장률도 위협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경기 위축은 경제 성장률을 올해 0.3%포인트 떨어뜨리고, 내년엔 추가적으로 0.4~0.5%포인트 하락시킨다. KDI가 예상한 올해 경제 성장률이 1.8%였던 점을 감안하면 주택 경기만 좋았어도 2%대 성장률이 가능했던 셈이다.
보고서는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에 둔 신용경색으로 일부 건설사가 겪는 어려움에 대해 아직 정부 개입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건설사 부실이 금융기관 부실로 번지지 않았기 때문에 공적자금을 써야 하는 정부 도움 대신 건설업계 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 앞으로 부동산시장 회복을 대비해 주택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 공저자인 황세진 KDI 경제전망실 전문위원은 "주택 착공 이전 단계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 기술 등을 활용해 주택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건설사와 정비사업 조합 간 갈등이 빈번해지면서 지연되고 있는 공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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