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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에 노조 간부 분신… 노사정 대화·상생의 길 열어야

입력
2023.05.0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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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근로자의 날)을 맞아 양대노총이 대규모 집회에 나선 1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노동절(근로자의 날)을 맞아 양대노총이 대규모 집회에 나선 1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노동절인 1일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간부가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는 조합원 채용 강요 등 업무 방해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시점이었고 의식을 잃은 상태라 한다. 2023년의 노동자 분신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악화 일로인 노사정 관계를 돌이켜볼 필요를 일깨운다. 노사는 어느 한쪽을 굴복시켜 다른 한쪽이 승리할 수 없는 상생의 관계임을 되새기고 정부는 이러한 관계를 유도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계에 대해 줄곧 ‘법치주의’ ‘강경 대응’을 강조해 왔다.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은 “진정한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기득권의 고용 세습은 확실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대전열병합발전을 찾아 “노동 개혁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서는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구현을 위한 노사 법치 확립과 노동 약자 보호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법치주의가 틀린 말은 아니나 실제 내용은 노조 압박이고, 노사 타협은 실종된 채 문제를 악화시키니 걱정스럽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 파업에 강경 대응한 후 조선업계의 인력난은 해소는커녕 막다른 길에 봉착했다. 건설노조를 건폭으로 몰아 수사하는 것으로 건설업계의 오랜 악습이 일소될지도 의문이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결의대회’가 열렸는데 노조 간부의 분신으로 대치 정국이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조들이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고, 그래서 정부의 강경 대응에 호응하는 여론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노조를 적으로 몰아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가 강조하는 노동 약자야말로 가장 노조가 필요한 이들이다. 정부는 노조를 대화의 창구, 함께 문제를 해결할 파트너로 삼기 바란다. 노조 또한 노동자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기 바란다. 적대적 노사정 관계는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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