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대회 연속 컷 탈락, 3차례 기권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15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5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승으로 개인통산 20승을 올린 베테랑 장하나(31)가 최근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장하나는 28일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2라운드에서 13오버파 85타를 쳤다.
전날 11오버파를 쳤던 장하나는 중간합계 24오버파 168타로 132명 가운데 기권과 실격을 제외하고는 최하위인 127위를 기록,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장하나는 올해 4차례 열린 대회에서 기권한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을 뺀 3개 대회에서 모두 최하위를 기록했다.
장하나는 자타공인 한국여자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다. 열두 살에 한국여자오픈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을 쓴 장하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4년 제주도지사배, 송암배, 한국여자주니어선수권 등 굵직한 대회를 제패하며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당시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장하나의 스윙을 보고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고 극찬했다. 그리고 이제 KLPGA 투어 주요 역대 기록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며 역사를 써 내려가는 투어 간판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장하나의 경기를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장하나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 장하나의 부진은 지난해 시작됐다.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부터 시작된 컷 탈락은 12번째 대회인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 사이에 3차례 기권한 대회까지 포함하면 15개 대회 연속 컷 통과에 실패했다.
기술 관련 기록도 장하나답지 않다. 올 시즌 드라이브 평균 거리를 보면 ‘장타소녀’라는 장하나의 별명이 무색할 정도다. 전체 114명 중 114위로 고작 211.32야드에 그쳤다. 1위 전우리(255.70야드)에 40야드 이상 뒤처져 있다.
그린적중률도 34.12%로 114명 가운데 최하위며 페어웨이 안착률은 113위(44.28%)다. 라운드 당 평균타수는 80.28타로 114명 중 유일하게 80타대를 기록하고 있다.
장하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새 스윙에 대한 적응 실패가 꼽히고 있다. 장하나는 지난해 시즌 중 스윙 교정을 했다. 투어를 오래 뛰고 골프를 더 쉽게 하기 위해서 업라이트한 스윙 궤도를 완만하게 만들었고, 구질도 페이드에서 드로우로 바꿨다. 하지만 아직까지 새 스윙에 대한 적응을 완벽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하나는 여전히 갤러리들 앞에서는 평소와 같은 밝고 유쾌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장하나는 자신의 SNS에 “천천히 걸어가면 돼. 뛰어가면 지치고 다치니까.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제 웃자. 웃을 일만 있을 거야”라는 글을 올리며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장하나는 다음 달 5일부터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연속 컷 탈락 불명예 탈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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