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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스라이팅 성매매 피해자 남편, '적반하장' 이혼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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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 가스라이팅 성매매 피해자 남편, '적반하장' 이혼소송 제기

입력
2023.04.27 17:45
수정
2023.04.27 17:50
0 0

성매매 강요·감금 혐의로 구속됐지만
이혼소송에는 "성매매로 정신적 피해"
혼인 파탄 책임 물어 위자료까지 청구
검찰 공소사실도 대부분 인정 안 해 논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옛 직장 동료에게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해 3년간 2,500회 이상 성매매를 강요받고 성매매 대금 5억여 원을 뺏긴 여성이 강제로 결혼한 남편에게 이혼소송을 당했다. 남편은 아내를 감금하고 경찰 신고를 도와준 남성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 중이지만, 혼인 파탄 책임을 물어 아내에게 수천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2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아내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감금과 폭력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A(37)씨가 이혼소송을 냈다. 그는 재산분할과 함께 “아내가 성매매를 하고 성매수 남성과 불륜을 저질러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수천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A씨는 아내의 옛 직장 동료인 B(41)씨 및 B씨 남편(41)과 함께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대구지법에서 진행된 두 번째 공판에서 A씨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범행을 주도한 B씨 부부도 검찰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성매매 강요를 견디다 못해 도망친 아내를 쫓아가 가두고, 머리카락을 자르는 등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내가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도록 도와준 성매수 남성에게 140여 차례에 걸쳐 협박성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흥신소를 통해 해당 남성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혐의도 있다. 하지만 A씨는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해당 남성과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 주변 사람들은 A씨가 B씨 부부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2017년 B씨의 강요로 피해 여성과 결혼했고, B씨 부부가 사는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했다. A씨는 B씨 남편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며 같은 대학병원에서 간호조무원으로 일했고, B씨 부부에게 자신의 통장까지 맡길 정도로 믿고 따랐다.

검찰은 B씨 부부가 착취한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이들의 아파트와 외제차량 등을 추징보전 조치했다. 피해 여성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임하고 생계비와 심리치료 등 긴급지원도 의뢰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은 수사 과정에서도 줄곧 범행을 부인했으나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며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김정혜 기자
대구=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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