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갈 시간이 없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갓난아이가 있어 외출이 어려운 주부, 늦은 시간에 약이 필요한 환자 등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
의사 A씨
비대면 진료 적용 범위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재진 중심으로 시행돼야 한다'는 게 공식 입장이지만, 일부 의사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초진의 비대면 진료도 허용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비대면 진료에 참여 중인 의료기관 의사 138명은 지난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를 앞두고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를 통해 탄원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대면 진료와 다를 바 없이 양심과 사명감을 갖고 눈앞에 마주한 환자를 대하듯 성심성의껏 진료했다"며 "통상적인 경증질환으로 비대면 진료를 찾는 환자가 급격히 늘어, 없어서는 안 될 생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또 "사실상 비대면 진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초진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하는 의료 서비스의 퇴보"라고 주장했다.
탄원서에 서명한 의사 A씨는 "비대면 진료 경험이 있는 의사들이 개별적으로 안타까움을 이야기하다 한두 명씩 모였고 의견을 합쳐 탄원서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으로 처방할 수 없는 상황이면 즉시 대면 진료나 응급실 방문을 권유하는 등 현장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약사 200명도 최근 비대면 진료 유지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국회에 전달했다. 탄원서에 서명한 약사 B씨는 "병원 하나에 4, 5개의 약국이 경쟁하며 생존해야 하는 상황인데, 비대면 진료 이후 보다 넓은 지역의 환자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 닥터나우에 따르면 제휴 중인 의료기관의 95% 이상이 먼저 플랫폼 제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도 비대면 진료 수요가 있다는 의미이지만 아직은 일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의협은 법정단체라 의사 면허를 취득하면 자동으로 회원이 되는데, 현재 회원 수가 14만 명에 육박한다. 의협 관계자는 "플랫폼과 이해관계가 있는 의사들이라 생각한다"며 "전체 회원 중 아주 적은 숫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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