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발언 논란에 "주어 생략한 오역" 주장
WP 원문 공개로 '윤 대통령=주어' 판명
민주 "제2의 날리면 사태... 尹 친일본색"
與, '넷플릭스 투자' 오해 양이원영 겨냥
국민의힘이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을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엄호하려다 체면을 잔뜩 구겼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에 "가짜뉴스로 선동하고 있다" "주어 생략에 따른 오역"이라며 반박에 나섰지만, WP 측이 인터뷰 원문을 공개하면서 오역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에 "제2의 '날리면 사태'가 아니냐"며 대통령실과 여당을 싸잡아 힐난했다.
與, '日 무릎' 발언 논란에 "야당발 가짜뉴스" 주장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야당의 공세 표적이 된 윤 대통령의 WP 인터뷰 발언에 대한 방어에 주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런 가짜뉴스가 도대체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냐"며 "민주당은 외교까지 정쟁수단으로 삼는 나쁜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가짜뉴스를 토대로 거의 오물 수준의 선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는 취지인데, 한글 원문을 보면 주어가 빠져 있다"며 "이로 인해 해석에서 영어 번역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게 번역됐다"고 주장했다. 친윤계 김정재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인터뷰를 보니까 '일본'이라는 주어가 해석에서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의 일로 무릎을 꿇는 것(일본의 사죄)'을 받아들일 수 없는 주체가 윤 대통령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는 대통령실이 전날 해명 차원에서 공개한 윤 대통령의 우리말 발언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윤 대통령이 했다는 발언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주체가 특정되지 않았다
WP 인터뷰 원문 공개... "윤 대통령이 주어 맞다"
국민의힘의 공세는 윤 대통령 인터뷰를 진행한 미셸 예희 리 WP 기자의 녹취 원문 공개로 힘을 잃었다. 원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 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고 말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체가 윤 대통령인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김기현 대표는 취재진의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대통령실에서 그 부분을 다 설명한 줄 알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머쓱해진 국민의힘 내에서도 윤 대통령의 '순방 리스크' 해소를 위해 무리하게 야당을 반격하려다 스텝이 꼬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제2의 날리면 사태'라며 추가 공세에 나섰다. 박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날리면' 발언 때는 전 국민 듣기 테스트를 시키더니 이번에는 읽기 테스트라도 시키겠다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친일 본색은 감출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與, '넷플릭스 투자' 오해 양이원영에 "돼지 눈엔 돼지만"
국민의힘은 즉시 공세 타깃을 전환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기사를 오해한 것을 지적하면서다. 양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억 원가량 투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지금 해외에 투자할 때인가. 투자를 끌어와야 할 때 아닌가"라고 적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투자라는 것을 알아차린 후 해당 글을 지웠다.
김기현 대표는 이에 "정부·여당이 실패하기를 바라는 뒤틀린 심사가 극에 달해, 잘못을 잘못이라 시인조차 안 하는 괴물이 탄생했다"고 비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윤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그리도 못마땅한 일인가 봅니다"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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