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공사현장 돌며 "단체협약비 내놔" 유사 노조 51명 검찰 송치

업체에서 뜯어내 돈 사적으로 사용

전남경찰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유사 노조를 만들어 건설현장을 돌며 공사업체를 협박해 돈을 갈취한 노조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제 수사2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건설노조 관련자 4명을 구속하고 47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초부터 2년간 노조를 결성해 광주와 전남 동부권 건설현장 13곳을 돌아다니며 공사 일정에 쫓기는 업체를 협박, 단체협약비 등 명목으로 1억4,100만 원 상당의 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업체가 돈을 주지 않으면 공사장 입구에서 방송 차량으로 집회 소음을 일으키거나 경미한 위반 사항을 잡아내 당국에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 콘크리트 타설 등 작업을 중단했을 때 손실이 큰 건설현장에서 피해가 집중됐다.

노동조합 단체명이 인쇄된 옷을 입은 이들은 건설노동자의 권리 대변과 무관한 '유사 노조'였고, 업체로부터 뜯어낸 돈은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현장의 조직적 불법행위를 지속해 단속하겠다"며 "보복 범죄가 있으면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