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함 이달 대만 포위 훈련에 처음 참여
한미정상회담 앞둔 움직임 관측
중국의 제2호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대만 남동부 해안에서 약 120해리(약 222㎞) 떨어진 해역에 접근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24일 밝혔다.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 관련 논의에 영향을 주려는 중국 측 시도로 풀이된다. 중국은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언급 이후 연일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짧은 성명에서 "산둥함 항모전단이 여전히 태평양에서 훈련하면서 대만 최남단 어롼비(鵝欒鼻) 남동부에서 120해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해당 해역을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군은 이를 면밀히 추적하고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둥함은 지난해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예정된 영상 통화를 몇 시간 앞뒀을 당시에도 대만해협을 항해한 바 있다.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날 서해 북부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한 가운데, 산둥함 항모전단의 움직임도 이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산둥함은 이달 초 중국군이 펼친 군사훈련에도 참여했다. 앞서 중국군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해 지난 8∼10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실시한 전쟁 리허설 성격의 군사훈련에도 참여했다. 산둥함이 대만 포위 훈련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었다.
대만·일본 방위 당국에 따르면 산둥함은 차이 총통이 지난 5일 매카시 의장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회동하기 직전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시 해협을 거쳐 대만 동부 해역에 자리 잡았다. 이어 8∼10일 중국군의 훈련 기간 동안 산둥함에서 전투기와 헬기 등 함재기 이륙이 총 120차례 확인됐다. 10일에는 산둥함에서 이륙한 J-15 함재기 4대가 해당 함재기 기종 중에서는 처음으로 대만 동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
대만 전문가들은 "항모가 대만 동부 해역의 요충지를 선점한 채 미군의 개입을 견제하며 대만 동부 해역에서 대만을 공격하는 훈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둥함은 대만 포위 훈련 참가에 이어 16일에는 미국 앤더슨 공군 기지가 있는 괌 서쪽 약 710㎞ 해역까지 진출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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