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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상동고, 전국 첫 야구 공립고 전환… 폐교 위기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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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상동고, 전국 첫 야구 공립고 전환… 폐교 위기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23.04.26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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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3명' 폐교 위기 상동고
선수·트레이너·행정가 키우는
'공립 야구고' 전환 추진 주목
2021년 인천 덕적고 사례도

10일 강원 영월군 상동중고교 체육관에서 열린 야구 공립고 추진을 위한 발대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월 상동 야구고등학교 설립추진위 제공

10일 강원 영월군 상동중고교 체육관에서 열린 야구 공립고 추진을 위한 발대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월 상동 야구고등학교 설립추진위 제공

폐교 위기에 놓인 강원 폐광지 고등학교가 '공립 야구고' 전환을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1년 인천 덕적고가 야구부 창단으로 폐교 위기를 벗어난 전례가 있어 지역 사회의 관심은 물론 인구소멸 위기에 몰린 다른 지자체들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발대식에 김응룡 감독 등 참석

강원 영월 상동 야구고등학교 설립추진위원회(추진위)는 25일 "올해 야구부를 창단하고 내년 야구 공립고 전환을 통해 엘리트 선수는 물론 심판과 트레이너, 스포츠 정보산업(IT) 분야의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윤희(57) 추진위 대외분과위원장은 "현재 고교 선수 15명이 전학의사를 밝히고 있고, 여러 지도자들도 코칭스태프 참여를 약속했다"며 "가능하면 올해 8월 18일 개막하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참가가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앞서 10일 상동중고 체육관에서 열린 공립 야구고 전환을 위한 발대식에는 한국시리즈 10차례 우승을 일궈 낸 김응룡(82) 전 감독을 비롯한 야구인과 최명서 영월군수, 심재섭 영월군의장 등 15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추진위는 특히 국내 첫 야구공립고 개교를 위해 올해 중학교 유망주 스카우트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문심판과(20명) △트레이너과(20명) △스포츠 외국어통역과(20명) △스포츠코딩과(20명) △야구행정과(20명) 신입생을 모집하는 방안을 영월군과 영월교육지원청에 제안했다. 일종의 공립 야구 특성화고 설립을 위한 청사진이다. 폐교 위기 고교를 되살릴 뿐 아니라 한국야구 발전을 위한 새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게 추진위 생각이다. 추진위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을 지낸 양승호(63) 전 감독에게 총감독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과 동문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폐광 이후 인구 유출이 이어지면서 전교생이 3학년 3명뿐인 68년 전통의 상동고도 내년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커, 공립 야구고 전환이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창단한 덕적고 사례 주목

추진위는 인천 옹진군 덕적고의 야구부 창단 사례도 주목하고 있다. 덕적고는 지난 2021년 전교생이 14명까지 줄고, 입학예정자도 8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덕적면 발전위원회가 1억 원을 기부하는 등 야구부 창단에 주민들이 힘을 보태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 덕적고 전교생 38명 가운데 야구부원이 28명(73.6%)을 차지할 정도로 학교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공식경기 첫 승과 16강까지 올랐다. 졸업생 8명이 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도 냈다. 야구 불모지로 꼽히는 강원도지만 최근 고교야구 정상권으로 올라선 강릉고와 2000년대 초반 돌풍을 일으킨 설악고(구 속초상고) 등의 사례도 상동고에 힘을 불어넣는 요인이다.

최대 과제는 팀을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선수 수급과 장비, 훈련 인프라를 마련할 재원이 꼽힌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도내 주요 도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이 없다는 게 상동고의 공립야구고 전환에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영월군과 교육당국,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인사들도 지원을 약속하는 등 공립 야구고 설립을 위한 논의가 상당히 진행돼 있다"고 말했다.

영월= 박은성 기자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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