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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광주FC… 임직원 고소·고발 부른 조직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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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광주FC… 임직원 고소·고발 부른 조직 개편

입력
2023.04.2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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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조직 및 사무 분장 조정 이후
명예훼손·직권남용 등 3건 수사
市 공무원과 구단 직원 등 대상
노동委, 사무처장 부당 전보 판정
조직 정비 명분·정당성 모두 '흔들'
"조직 안정 해치는 조직 편성" 비판

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광주축구전용구장 전경. 광주FC 제공

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광주축구전용구장 전경. 광주FC 제공

광주광역시민프로축구단(광주FC)이 올해 들어 바람 잘 날이 없다. 1월 조직 개편 이후 임직원들이 광주시 지도·감독 부서 소속 공무원들과 동료 직원들을 고소·고발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광주FC가 2년 계약직 임원으로 채용한 사무처장(1급)을 조직 개편 과정에서 신설한 경기관리지원단으로 발령했다가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 전보 판정까지 받았다. 노동일 광주FC 대표가 조직 개편을 두고 "경영 발전 전략과 연계한 조직 체계 정비"라고 강조했던 말이 무색할 정도다.

24일 광주FC 등에 따르면 광주FC와 관련된 형사 고소 및 고발로 인해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모두 3건이다. 광주FC 간부 A씨는 18일 광주FC 경영본부장(1급)과 또 다른 간부 B씨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광주 서부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경영본부장과 B씨가 짜고 17일 낮 광주FC 선수단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에 대기 발령 중인 나에 대해 향후 선수단 관련 업무는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며 "아직 정식 인사 발령을 받지 않았는데도 경영본부장 등은 내가 중대 비위가 있어서 더 이상 근무하지 못할 것처럼 확정적으로 선수들에게 공지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선수단 운영 업무를 맡았던 A씨는 1월 말 조직 개편 당시 '출근 대기' 형태의 대기 발령을 받았다.

앞서 2월 말엔 당시 사무처장이었던 C씨가 자신에게 자진 사퇴를 종용한 광주시 문화체육실 소속 과장과 다른 부서 주무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C씨는 이어 조직 개편에 따라 구성된 임시 조직인 광주시민프로축구단발전추진단(발전추진단)에 겸직 발령을 받고 근무 중인 광주시 문화체육실 D주무관을 공전자기록위작 및 동행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D주무관은 노 대표가 부재 중일 때 노 대표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받아 광주FC 행정관리시스템에 접속한 뒤 노 대표인 것처럼 각종 서류를 대신 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광주FC 임직원들의 고소·고발이 잇따르면서 1월 단행된 조직 개편(조직 및 사무 분장 조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고소·고발 기저엔 조직 개편이란 공통점이 깔려 있어서다. 광주FC 이사회는 1월 27일 기존 사무처장과 경영지원부장(2급)을 경영본부장으로 통폐합하고, 경기관리지원단과 전략본부장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의결했다. 당시 조직 개편안 작성 실무는 광주시가 맡았다. 이에 노 대표는 광주FC 사무처 운영과 선수단 업무를 총괄하던 C씨를 관람객 유치와 경기장 질서 유지 사무를 보는 경기관리지원단에 직위도 없이 발령했다. 이를 두고 당시 광주FC 안팎에선 "광주시가 사퇴를 거부하는 C씨를 쫓아내기 위해 조직 개편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일각에선 광주시 감사위원회가 지난달 광주FC를 특정 감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특정인 찍어내기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노동위원회가 18일 "광주FC가 조직 개편을 통해 C씨를 경기관리지원단에 인사 발령한 것은 부당하다"고 C씨 손을 들어줘, 조직 개편을 둘러싼 광주시와 광주FC의 명분과 정당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광주FC는 부당 전보 판정에 불복,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광주시와 광주FC가 허울 좋은 경영 발전을 내세워 설익은 조직 개편을 추진해 되레 조직 안정을 해치고 있다는 일부 비판은 여전하다. 실제 광주FC는 사무처장이었던 C씨의 임기가 남아 있는데도 그를 한직으로 뺀 뒤 그의 사무와 역할을 대신할 경영본부장을 2월 새로 뽑아 잡음을 낳고 있다. C씨는 "광주FC가 사무처장에서 명칭만 바꾼 경영본부장을 새로 뽑으면서 공모 절차도 밟지 않고 이력서 한 장도 받지 않았다"며 "이렇게 불투명한 채용과 어설픈 조직 개편이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구단 경영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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