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중 '3500만 달러 뇌물 수수' 혐의
미국 도피 이후 5년 만에 범죄인 인도
후지모리·카스티요와 같은 교도소 구금
페루에서 전직 대통령 3명이 동시에 한 교도소에 복역하는 불명예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23일(현지시간) 페루 엘코메르시오·AFP통신에 따르면, 페루 검찰은 이날 수백억 원대 뇌물 혐의를 받는 알레한드로 톨레도(77) 전 페루 대통령을 미국에서 범죄인 인도를 받아 교도소에 구금했다고 밝혔다. 해당 교도소에는 현재 알베르토 후지모리(1990~2000년 재임) 전 대통령과 페드로 카스티요(2021~2022년 재임) 전 대통령도 수감돼 있다고 엘코메르시오는 전했다.
2001~2006년 페루를 통치한 톨레도 전 대통령은 공공사업 계약을 따내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브라질 건설회사 오데브레시로부터 3,500만 달러(약 467억 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머물며 송환을 거부하다 이날 2명의 미 보안요원과 함께 민항기 편으로 페루에 도착해 삼엄한 경비 속에 범죄인 인도 절차를 밟았다.
톨레도 전 대통령은 18개월간의 예방적 구금 명령을 받고 수도 리마 외곽에 있는 바르바디요 교도소로 향했다. 이 교도소에는 예산 유용과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복역 중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 쿠데타 및 직권남용 등으로 수사를 받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이미 수감돼 있다.
페루 사법당국의 포위망을 피해 외국으로 도피했던 톨레도 전 대통령은 2019년 7월 미국에서 체포됐고, 법원에 항소까지 하며 강제송환을 막아 보려다 결국 이날 범죄인 신분으로 귀국했다. 2018년 시작된 톨레도 전 대통령에 대한 범죄인 인도는 5년 만에 이뤄졌다. 전직 페루 대통령 중에서는 칠레에서 송환된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