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공항 이전 광주·전남 온도차
광주 민간공항 이전 빠진 논의에
무안국제공항 표류 위기 직면
전남도 "민간공항 입장 밝혀라" 요구
광주시 민간공항 이전은 침묵
광주·전남지역 최대 현안사업인 군 공항 이전문제를 두고 광주광역시와 전남도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25일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공포할 예정이지만, 양 시도간 갈등으로 사업 표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올리고 있지만, 전남도는 군 공항 이전 시 무안국제공항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어서다. 특히 전남도는 민간공항 이전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광주시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25일 공포된다. 시행일은 법안 공포 4개월 후부터다. 공항 이전 사업 추진 과정에 신공항 건설이 종전 부지 가치를 초과할 경우엔 국가가 예산 범위 내 사업 시행자에게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특별법 공포에도 불구 양 시도간 갈등은 끊이질 않고 있다. 양 시도지사는 전남기자협회 체육대회에 참석한 22일에도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 덕담을 주고받으면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 군 공항 이전문제는 전남에서 손을 잡아 주지 않으면 1㎜도 움직일 수 없다”면서 전남도의 협조를 강조했다. 반면 김영록 전남지사는 “광주와 전남이 이 문제를 상생 차원에서 시·도민들이 불편이 없도록 해결해야 한다”면서도 “광주시가 적극 도와주고 ‘통 큰 보따리’를 내놓아야 ‘통 큰 결단’을 할 수 있다”며 광주시에 구체적인 지원책 제시를 요청했다.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민간공항’ 이전문제에 대한 광주시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남도는 이달 18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민간공항 문제에 대한 광주시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전남도는 “호남권 핵심 기반시설인 무안국제공항의 조속한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은 국제선과 국내선의 기능 분산에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주 군 공항이 전남도 어느 지역으로 이전하든 광주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반드시 이전해야 하고,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전남도와 광주시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도가 이처럼 민간공항 이전문제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벌이는 배경은 무안국제공항이 자칫 낙동강 오리 알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광주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는 무안국제공항이 있는 무안군과 최근 9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가 열린 함평군이 거론된다. 무안군은 "군 공항 특별법 통과와 상관없이 이전에 절대 찬성할 수 없다"는 반대 여론이 거세다. 반면 함평군은 이른 시간에 주민여론조사를 거쳐 군 공항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계획까지 구상하는 등 적극적이다.
하지만 광주시가 민간공항을 이전하지 않고 군 공항만 함평으로 이전할 경우 1시간 거리를 두고 무안국제공항, 광주민간공항에 이어 함평군 공항이 각각 다른 지역에 들어서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군 공항과 민간공항을 함평으로 ‘패키지 이전’하는 것 역시 전남도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 다. 함평공항과 무안 공항이 불과 7㎞ 거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꼴이 되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전남도는 민간공항 이전에 대한 광주시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는 군 공항 이전문제에 해결에 '전남도의 결단'을 강조하면서도 민간공항 이전문제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전남도 요구에 따라 무안국제공항으로 광주공항을 이전할 경우 자칫 이전 후보지인 함평군과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 광주시의 속내다. 반대로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함께 이전하는 것은 전남도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
그러나 민간공항 문제에 대한 광주시의 의도된 침묵이 시·도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지사는 24일 기자들과 차담회 갖고 “특별법 통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봐선 안된다”며 “군 공항 이전에 따른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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