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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만 발언' 연일 물고 늘어지는 중국... 한미 정상회담에 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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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만 발언' 연일 물고 늘어지는 중국... 한미 정상회담에 견제구?

입력
2023.04.23 18: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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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외교부 "주중 한국 대사에 항의" 뒤늦게 공개
"한국 지도자, '하나의 중국' 원칙엔 한마디 안 해"
관영언론도 "한국, 잃어버린 국격 만회하려 하나"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란팅 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란팅 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중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문제 관련 발언을 연일 문제 삼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항의 표출 사실을 사흘이 지나서야 뒤늦게 공표하는가 하면, 관영 언론도 사설을 통해 한국에 반성을 요구했다. 윤 대통령의 24일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이 사안의 쟁점화를 시도하며 견제구를 날리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주중 한국대사에 항의... 23일 구체적 내용 공개

중국 외교부는 23일 새벽 홈페이지를 통해 “쑨웨이동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지난 20일 명령에 따라 한국 지도자의 대만 문제 관련 발언에 대해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구체적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21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만 표현했던 부분을 상세하게 소개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쑨 부부장은 정 대사에게 유선을 통해 “(윤 대통령의) 그 발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중국 측은 엄중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라며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건 중국 자신의 일로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간섭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특히 쑨 부부장은 “한국 지도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대만 문제를 한반도 문제와 비교했다”고 윤 대통령이 부적절한 비교를 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러한 중국 외교부의 움직임은 ‘사흘 전’의 일까지 굳이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앞서 윤 대통령은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해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로, 우리는 이를 반대한다”고 말했는데, 중국은 이를 계속해서 물고 늘어지고 있다. “타인의 말참견”(20일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 “대만 문제를 갖고 불장난하는 자는 불에 타 죽을 것”(21일 친강 외교부장) 등 거친 언사를 쏟아낸 데 이어, 급기야 20일 쑨 부부장의 항의 발언 내용도 이날 구체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8일 베이징의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8일 베이징의 외교부 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관영지 "한국 외교 국격 산산조각 났다"

‘명령에 따라’라는 표현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2월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올해 2월 미중 간 정찰풍선 갈등 사태 등과 관련한 중국의 항의 표시 때 쓰였던 문구인데, 사실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중이 반영됐음을 시사한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언론도 ‘한국 때리기’에 가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라는 제목의 공동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대만 문제 발언은 1992년 중한 수교 이후 한국이 밝힌 최악의 입장 표명”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미국) 워싱턴에서 잃어버린 국격과 외교 자존심을 중국을 통해 만회하려고 하느냐”고 비꼰 뒤, “한국 외교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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