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네덜란드도 자국민 대피 작전 시작
한국인 28명도 대기 중... 청해부대도 급파
북아프리카 수단의 군벌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자국민을 대피시키려는 각국 정부의 총력전이 잇따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이 군대 등을 동원해 수단에 체류했던 자국민을 차례로 탈출시키는가 하면, 한국 정부도 수단에 발이 묶인 한국인 28명을 구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측 간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엑소더스(이탈)'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미국은 22일(현지시간) 수단 내 대사관 직원 및 가족 전원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 명령에 따라 미군은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미 정부 직원을 철수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며 "용기와 전문성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미국의 친선, 수단 국민들과의 교류를 구체화한 수단 주재 대사관 직원들의 남다른 헌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CBS방송 등 미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에 대피한 외교관 등이 약 70명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자국민 대피 작전에는 100명 이상의 특수 작전 부대도 투입됐다. 뉴욕타임스는 정부 관리를 인용해 "군이 헬리콥터와 수직 이착륙기 V-22를 이용해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은 미군 아프리카사령부가 주도했고, 국무부와도 긴밀히 협조해 수행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직원들의 안전 보장'을 이유로 수단 주재 미 대사관도 폐쇄했다. 현재 하르툼에 남은 미국 대사관 직원은 없지만, 현지인 직원들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사관을 폐쇄하고 업무를 일시 중단하지만 수단 국민과, 그들이 원하는 미래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도 자국민과 외국인 등 157명을 자국으로 대피시켰다. 수단 유혈 충돌 사태 이후 외국 국적 민간인들이 대규모로 철수한 건 사우디가 처음이다. 이들은 현지에서 차량으로 수단 동부 항구도시 포트수단으로 이동한 뒤, 사우디 제다로 가는 배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영국도 수단 주재 외교관과 가족들을 철수시켰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역시 "자국민 대피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대사관에서 대기 중인 한국인 28명 구출을 위해 군비행기를 현지에 급파하는 등 대피 작업에 나선 상태다. 국방부는 전날 '슈퍼 허큘리스'로 불리는 공군 C-130J 수송기가 수단 인접국인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현지에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공군 공정통제사(CCT) 요원 등 50여 명이 파견돼 국민들의 수송기 탑승과 이송을 도울 예정이다. 내전 상황의 불확실성 등으로 하늘길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 오만 살랄라항에 있는 청해부대를 수단 인근 해역으로 급파해 '뱃길 구출 작전'에 나설 방침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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