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바운드성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오류 관리 필요
포수 테크닉 무용지물 우려
지난 11일 인천SSG 랜더스필드에서 막 내린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많은 명승부가 펼쳐져 고교야구의 묘미를 만끽 할 수 있는 대회였다.
또 하나의 이슈가 있었다. 고교야구에서 처음 도입 된 로봇 심판 AI 판정 시스템이다. 시행 첫 대회임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긍정적 여론이 많았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를 던져준 대회이기도 하다.
덕수고와 강릉고의 결승전에서 강릉고 공격 시 무려 5차례의 원 바운드성의 볼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AI 시스템은 스트라이크 존을 지나쳤다는 판독. 하지만 스트라이크 콜을 하는 주심, 볼을 잡은 포수와 타자, 그리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관중과 시청자 모두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7회초 강릉고 공격 때 최재호 감독이 김민서 주심에게 다가가 “왜 우리 공격 시에만 이렇게 되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들려왔다. 7회초에 같은 상황은 2번 더 연출됐다.
급기야 8회말 덕수고 공격 때 박휘용 심판 팀장과 김민서 주심은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에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이날 결승전이 펼쳐진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전광판에서 전기 문제가 발생했다. 선수·심판 이름, 이닝 및 수비 위치가 전광판에 표기된 상태에서 볼카운트만 조작 불능 상태가 약 15분간 지속되었다.
로봇 심판 AI 판정은 컴퓨터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이 시스템 역시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인다. 투수의 손끝을 떠난 공이 포수에 미트에 들어갔는데 만약 AI 시스템 전기 문제 혹은 통신장치로 작동되지 않을 경우 스트라이크 신호는 주심에게 전달되지 않게 되고 스트라이크가 볼로 둔갑하게 된다.
AI 판독은 컴퓨터가 하지만 그 시스템을 만들고 관리 및 전달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또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AI 판독 시행으로 포수의 테크닉 중 하나인 플레이밍(포구시 유리한 볼 판정을 받기위해 글러브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기술적으로 움직이는 행위)과 포구 위치(심판의 눈을 현혹시키는 행위) 이동 등이 무용지물이 될 지 모른다는 것이다. 가장 현란한 수 싸움과 잔 기술을 구사해야 하는 포수가 그저 투수의 공을 받는 포지션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이준호 경북고 감독은 "AI 판정으로 인해 경기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고 게임에만 집중 할 수 있어 좋았지만, 간혹 발생하는 모두가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에 관해서는 주심 재량으로 결정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AI 판정을 양 팀 감독 혹은 관중이 알 수 있도록 조치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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