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2030년까지 2020년 절반 수준 감축 권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2.8배 초과 배출할 듯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자체 공약에 따라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허용량의 2.8배나 되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일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 전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제조기업 13곳의 2030년 전력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측한 ‘보이지 않는 배출’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각 기업의 생산 수준과 향후 매출증가율 등을 바탕으로 미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자체 온실가스 감축 공약을 이행한다고 해도 2030년에 생산과정에서 약 8,6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책정한 2030년 반도체 부문 탄소예산(3,000만 톤)의 2.8배에 달한다. 포르투갈의 2021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약 4,000만 톤)의 두 배가 넘는다.
IPCC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부문별 감축 목표를 탄소예산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반도체 부문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0년(6,300만 톤)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야 한다.
조사 대상 기업 중 TSMC, SK하이닉스 등 10곳은 자체 탄소중립 공약을 이행할 경우 2030년 이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을 찍고 감소세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럭스쉐어(입신정밀)는 공약 이행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2030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2030년에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기업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27년까지 국외 사업장과 생활가전∙모바일(DX) 부문의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삼성전자가 이를 모두 이행해도 국내 사업장과 반도체(DS) 부문의 중단기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없어 전체 배출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는 국내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면서 "중단기 계획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기후 리스크는 점점 커져 통제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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