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인터뷰 "바이든 정부, 외교의 길 모색"
"전제조건 없는 대화 가능" "북한이 사실상 무시 중"
미국의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조속한 대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포함해 모든 수준에서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전제 조건을 달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이 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주인도네시아 미국대사이기도 한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외교의 길을 모색한다는 명확한 방침이 있다”며 “2021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사실상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최근 북한이 코로나19에 따른 ‘제한’을 완화하는 조짐이 있다며 “대화의 기회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중국에 대응하느라 북한에 집중할 겨를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대화를 위한 북한과의 직접 협상 경로를 여러 개 확보하고 있다”며 “(미 행정부의) 메시지는 확실히 전달되고 있으나,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날 김 대표 발언은 ‘바이든 정부가 시간을 허비한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북한이 핵 포기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하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는다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내세웠지만, 오히려 북한의 핵 능력 확대를 허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다르다고 재차 설명한 셈이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제재 해제를 대가로 한 비핵화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북한의 핵 포기는 현실성이 더 희박해졌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국제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도발적 행동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양자 및 3국 간 협력을 통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할 생각이며, 중국과도 협력할 뜻이 있다고도 했다. 지난 14일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처음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전문가들이 입수 가능한 모든 정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계속 향상시키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국제사회의 의사를 실제로 보여 줄 책임이 있다”며 대북 제재 이행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에 대해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하는 원자재를 차단할 생각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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