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추정 벌목 작업자들 혐의 부인
원인 특정할 만한 단서도 파악 안돼
이달 초 축구장 2,000개 넓이의 산림을 태운 충남 홍성 산불 원인 조사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벌목 인부의 실화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특정할 만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20일 충남 홍성군에 따르면 군 특사경이 산불 발생 당시 현장 주변에서 벌목을 하던 작업자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산불을 피해 내려온 것"이라며 실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앞서 화재 다음날인 지난 3일 "산불 원인이 벌목을 하던 작업자가 피운 담뱃불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화재 직후 목격자의 신고 등에 따른 것이다. 한 마을 주민이 화재 직후 야산에서 내려오는 벌목 인부를 목격, 실화로 불이 난 것 같다고 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화재 당일 오전 11시 최초 신고자가 벌목 작업자인 것으로 파악되자, 군 특사경은 이들의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벌목 작업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의미한 단서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발화 지점은 산불 진압 과정에서 뿌려진 물과 산불로 인해 훼손돼 발화 흔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발화 장면을 담은 CCTV나 블랙박스도 없어서 원인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일 발생한 홍성 산불 피해액은 충남도가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단과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추진한 현지 조사 결과 281억4,860만 원으로 파악됐다. 이재민은 53가구 91명이다.
홍성군은 예비비를 사용해 우선 복구에 나서, 18일부터 피해 주택 철거와 폐기물 처리에 돌입했다.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공사에 들어가면 이번 달 주민들이 삶의 터전으로 순차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