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조카, 무소속 후보에 맹추격당해
아베 배우자 아키에, 후계자 후보 지원
‘아베 가문의 텃밭’이라 불리는 일본 야마구치현이 이달 23일 중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흔들리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동생 기시 노부오 전 방위장관의 지역구가 선거 지역인데, 자민당 간판만 달면 당선되던 과거와 분위기가 달라졌다(기시 전 장관은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대를 잇기 위해 태어나자마자 양자로 보내져 아베 전 총리와 성이 다르다).
아베 조카 기시 노부치요, 세습 논란에 발목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전 장관의 장남이자 아베 전 총리의 조카인 기시 노부치요(31)는 아버지 지역구인 야마구치 2선거구에 자민당 후보로 출마했다. 그가 당선되면 아베 가문에서 4대째 중의원이 배출된다. 아베 전 총리에게 자녀가 없는 만큼 아베와 기시 가문의 혈통을 동시에 이을 기대주로 꼽혔다.
그러나 의원직 세습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19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시 후보는 최근 여러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옛 민주당 정권 때 법무장관을 지낸 무소속 히라오카 히데오(69) 후보에 맹추격당하고 있다.
기시 후보는 올해 2월 선거 홈페이지를 열면서 아베·기시 가문 정치인 가계도를 올렸다가 “내세울 게 집안밖에 없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아사히신문은 지난주 야마구치 2선거구 유권자들에게 정치인 세습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49%)가 "바람직하다"(23%)를 압도했다.
세습 정치에 우호적인 일본에선 이례적인 현상이다. 기시 후보의 자질과 콘텐츠가 세습 논란을 돌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유세 현장에서도 “연설에 내용이 없다” “지역 유지 얼굴도 모르더라” “상상 이상의 도련님”이란 비난을 듣고 있다고 데일리신초는 전했다.
'아베 후계자' 요시다는 '승리만으론 부족'
아베 전 총리가 9번 연속 중의원에 당선된 야마구치 4선거구에는 그 후계자를 자처하는 요시다 신지(38) 전 시모노세키 시의원이 출마했다.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지역구 수성을 안심할 순 없다. 인구 감소로 차기 중의원 선거에선 야마구치현 4개 선거구가 3개로 통합되는데, 이웃 지역구의 거물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장관과 자민당 후보 자리를 놓고 겨뤄야 하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의 배우자 아키에 여사는 "요시다에게 압도적 승리를 안겨 달라"며 열정적인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키에 여사가 ‘압도적’이라고 언급한 것은 아베 전 총리가 사라진 이후 ‘보수 왕국’ 야마구치의 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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