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전쟁 부추겨" 브라질 대통령 주장에
백악관 "러시아·중국의 선전 반복" 비판 날 세워
지난 14일 시진핑(가운뎃줄 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가운뎃줄 오른쪽)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러시아 전쟁에 대해 '서방 책임론'을 제기한 브라질 대통령의 발언에 미국이 "잘못된 주장"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모색하는 어떤 나라에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수 차례 말해 왔다"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발언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15일 중국 방문 중 "미국은 전쟁을 부추기는 것을 멈추고 평화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평화에 관한 대화를 시작하라"고 촉구하며 '서방 때리기'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내비쳤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EU가 평화에 관심이 없다거나 우리가 전쟁에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중립적이지도 않고 사실도 아닌,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평화에 관심이 없거나, 전쟁 책임이 있는 것처럼 암시하는 건 문제"라며 "브라질은 러시아와 중국의 선전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도 룰라 대통령 언급에 반발했다. 피터 스타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미국과 EU가 (우크라이나) 분쟁을 연장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실은 우크라이나가 유엔 헌장을 위반한 불법 침략의 희생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이 부를 후폭풍이 거세질 조짐을 보이자 룰라 대통령은 일단 한발 물러섰다. 그는 이날 브라질을 찾은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에 대한 침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한 테이블에 앉아 정치적 협상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편들기'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도 앞선 룰라 대통령 언급에 대해 "브라질은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위해 협력할 의향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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