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폐지 뒤 첫 경제 성적표
부활한 소비 덕에 시장 예상치 웃돌아
청년실업률 최악에 부동산 침체 여전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5%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4.0%)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한 뒤 받아든 첫 번째 경제 성적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가리킨 것이다. 지난해 바닥을 친 중국 경제를 반등시키는 데 일단 성공한 것이지만, 부동산, 고용 등 장기 지표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분기 GDP는 지난해 동기 대비 4.5% 증가한 28조4,997억 위안(약 5,460조 원)을 기록했다. 국가통계국은 "방역 상황이 조속히 안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생산 수요와 취업, 물가 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경기가 개선되고 경제 상황이 양호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강력한 봉쇄를 앞세운 방역 정책 충격파로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3%에 그쳤다. 2분기엔 0.4%로 주저앉았다. 중국 정부는 올해 1년간 성장 목표치를 '5.0% 안팎'으로 제시했다.
3월 소매 판매 10% 급상승...소비 회복세 뚜렷
3개월 만의 경기 반등을 이끈 것은 방역 완화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이다. 3월 소매 판매 증가율(10.6%)이 블룸버그 전망치(7%)를 웃돌았고, 1, 2월 증가율(2.4%)도 앞질렀다. 3월분 산업생산(3.9%) 역시 1, 2월(2.4%)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3월엔 3%였다.
서비스업의 활약이 컸다. 1분기 산업별 성장률을 보면, 1차 산업(농업)이 3.7%, 2차 산업(제조업)은 3.3%, 3차 산업(서비스업)이 5.4%씩 성장했다. 특히 제로 코로나 폐지에 힘입어 요식업 소비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9% 늘었다. 무역 규모도 9조8,877억 위안(약 1,893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났다.
부동산 경기와 청년실업률 등 중·장기 경기 지표에선 뚜렷한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3월 청년(16~24세)실업률은 2월(18.1%) 대비 1.5% 증가한 19.6%로, 사상 최고치였다. 5명 중 1명이 실업자라는 뜻으로, 청년 실업이 중국 사회·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굳어지고 있다.
"투자 지표 고르지 않아"...불확실성 여전
투자는 전년 대비 5.1% 증가했으나,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분야 투자는 마이너스(-) 5.8%를 기록했다. 1, 2월(-5.7%)보다 더 하락한 것으로, 인프라 설비 투자(8.8%) 제조업 투자(7%)가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으나 2021년 중국 정부의 투기 규제로 시작된 부동산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경제 회복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고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재정 악화 등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 회복세가 순조롭다"며 "내수 확대를 중심으로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5% 안팎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매 판매는 증가했지만 각종 투자 지수는 여전히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경기 회복세가 고르지 않아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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