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측 "반성하고 있다" 선처 호소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에 몰래 들어간 후 전동차에 '그라피티'를 남기고 해외로 달아났다가 국내로 송환된 20대 미국인 A씨가 1월 2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에 몰래 들어가 전동차에 '그라피티'를 남기고 해외로 도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 미국인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7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수재물손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국인 A(2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액이 4,320만 원에 달하는데도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며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등 피해가 적지 않고 범행 후 도주해 행태도 좋지 않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모든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며 "작품 판매 등을 통해 돈을 마련해 아직 합의하지 못한 피해 회사 2곳과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허가 없이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한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며 "앞으로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4~24일 서울·인천·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에 침입해 전동차 외부에 래커 스프레이로 그라피티를 그리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도주 과정에서 자전거 2대를 훔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와 공범인 이탈리아인 B(28)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은 이들이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2일 루마니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으며, 루마니아 정부 승인을 받아 A씨를 올 1월 19일 국내로 송환해 검찰에 송치했다. B씨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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