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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폰, 구글 빼고 MS 빙 기본 탑재하나... 구글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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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폰, 구글 빼고 MS 빙 기본 탑재하나... 구글 '패닉'

입력
2023.04.17 06:15
수정
2023.04.17 14: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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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빙, 챗GPT AI모델 결합 후 구글 위협
NYT "삼성도 자사 기기에 빙 장착 검토"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폴드3. 연합뉴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폴드3.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는 검색엔진을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구글에 비상이 걸렸다고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했던 MS 빙은 지난 2월 '챗GPT' 기반 인공지능(AI) 모델을 결합하면서 이용자를 확대해 가고 있다. 빙이 돌풍을 일으키자 삼성전자도 기본 검색엔진을 빙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얘긴데,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구글의 검색 사업에 균열이 일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NYT는 평했다.

NYT는 기사에서 "지난달 삼성전자가 자사 기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MS 빙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 중이란 사실을 알고 구글 직원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을 수억 대 만들고 있는데, 그런 핵심 파트너가 검색엔진 교체를 고려하는 것 자체가 구글 직원들을 경악케 했다는 것이다. NYT가 확인한 구글 내부 메시지에 따르면, 구글의 연간 매출 중 약 30억 달러(약 3조9,200억 원)가 삼성전자와 연관돼 있다고 한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과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가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과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가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구글은 오랜 기간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해 왔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시장에 판매한 안드로이드폰만 2억6,100만 대에 달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엔 구글 검색뿐 아니라, 원드라이브(클라우드 서비스)나 구글맵(지도)같은 구글 애플리케이션(앱)이 기본적으로 깔려 나온다. 구글 입장에선 고정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라, 삼성폰에서 구글 앱이 빠지면 이용자 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 중에서도 검색의 제거는 특히 치명적이다. 구글의 주 수입원이 검색 광고 수익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12년 만에 구글 대신 빙 탑재를 검토하는 주된 이유는 인공지능인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지금껏 130억 달러 가량을 투자한 MS는 2월 검색엔진 빙에 오픈AI의 AI 모델을 결합해 검색 품질을 한층 끌어올렸다. 반면 20년 가까이 세계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해 온 구글은 아직 AI를 도입하지 않았다.

구글은 공식적으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폰 제조업체는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른 회사의 기술을 자유롭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애플에 맞서려면 구글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삼성전자 입장에선 구글 검색 대신 빙을 택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NYT도 삼성전자와 구글 간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며, 삼성전자가 계속 구글을 탑재하는 쪽으로 결론 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구글, 다음달 AI 검색엔진 공개할 듯

이와 별개로 빙의 추격에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구글은 검색엔진과 AI의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NYT에 따르면 구글은 직원 약 160명을 투입해 마지(Magi) 프로젝트를 띄우고, 기존 검색 결과와 AI의 답변을 혼합한 검색엔진을 개발 중이다. 챗GPT처럼 생성 AI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맞춤형 답변을 찾아주되, 물품 구입이나 항공권 예약처럼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검색 결과엔 기존처럼 광고를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AI를 결합한 새 검색엔진은 다음 달 미국에서 먼저 출시될 전망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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