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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47전 148기' 이주미 "부모님도 이제 그만두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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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47전 148기' 이주미 "부모님도 이제 그만두라고 했는데..."

입력
2023.04.16 18:07
수정
2023.04.16 18:1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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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미가 16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12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여주=서재훈 기자

이주미가 16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12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여주=서재훈 기자


“부모님이 ‘제2의 인생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이왕 시작한 것 뭐라도 해 보고 끝내고 싶어서 버텼어요.”

9년간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 활동, 그중 147개 대회를 뛰는 동안 이주미(28)가 기록한 최고 성적은 공동 5위. 우승 다음으로 선수의 '클래스'를 가늠하는 톱10 진입 횟수도 고작 3번뿐이다. 2018년에는 21개 대회에 참가했으나 20경기에서 컷 탈락을 했다.

2부 투어로 추락한 딸에게 골프를 그만둘 것을 권하는 부모의 심정을 잘 알고 있는 이주미는 다시 독한 마음을 품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골프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지난해는 상금 순위 58위로 60위까지 주어지는 정규 투어 출전 자격을 힘겹게 지켰다.

겨우내 그는 스윙 코치이자 캐디를 맡고 있는 이동석 프로와 훈련에 집중했다. 그리고 마침내 148개 대회 출전 만에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주미는 16일 경기 여주 페럼클럽에서 끝난 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우승 기자회견에서 “사실 부모님도 '안 될 것 같다'며 '골프 그만하고, 다른 인생을 찾으라'고도 하셨다"고 털어놓으며 "그래도 뭐라도 한 번 해보고 끝내려고 버텨왔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주미는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 들어가지 않은 것을 우승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박지영 박민지 박현경이 마지막 조에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박민지는 최근 2년 연속 6승씩 따내며 상금왕 2연패를 한 투어 최강자이고, 박지영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박현경 역시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한 3승을 거둔 선수다.

이주미(오른쪽)가 16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끝난 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이성철(가운데) 한국일보 사장으로부터 우승 상금을 전달받고 있다. 여주=서재훈 기자

이주미(오른쪽)가 16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끝난 제2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이성철(가운데) 한국일보 사장으로부터 우승 상금을 전달받고 있다. 여주=서재훈 기자


그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벌어 지난 시즌 전체 상금 1억4,540여만 원을 뛰어넘었다. "KLPGA 투어에서 시드를 지켰다는 것은 그래도 어느 정도 기본은 한다는 것"이라고 숱한 좌절을 헤쳐 나온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준 이주미는 "오늘 16번 홀(파3)에서 공동 선두라고 확인했는데 그때부터 너무 떨려서 힘들었다"고도 말했다.

떨렸다지만 오히려 이날 두 번째로 어렵게 플레이된 17번 홀(파4)과 18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하며 2타 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2라운드에서도 선두였던 그는 “그때까지는 다른 게 아무것도 안 되고 퍼트만 잘 됐는데, 3라운드에는 오히려 퍼트도 안 되더라"며 "오늘은 다행히 샷감이 돌아와 핀 가까이 붙으면서 버디 기회가 많았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 걱정하던 정규 투어 출전 자격을 이번 우승으로 2년간 확보한 이주미는 "생각지도 않게 2년이라는 시간이 더 생겼다"고 기뻐하며 "앞으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더 많이 생기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여주 =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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