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의 흐름은 이제 주류가 됐다. 수 많은 브랜드들이 ‘보다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연이어 개발하고,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흐름 덕분에 어느새 ‘전기차’가 낯설었던 우리의 도로는 ‘전기차도 익숙한 도로’가 되었다. 또한 소비자들 역시 새롭게 전기차에 관심을 가질 뿐 그 자체에 놀라워하거나, 새로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익숙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연 아이오닉 6는 ‘전기차가 익숙해진 시대’에 어떤 매력과 가치를 선사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아이오닉 6는 롱 레인지 AWD 사양으로 사실 상 국내에서 판매 중인 최고 사양이라 할 수 있다.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아이오닉 6는 4,85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함께 각각 1,880mm와 1,495mm의 전폭과 전고로 유려하면서도 늘씬한 세단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2,95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가 실내 공간의 여유를 예고한다. 참고로 듀얼 모터, 큼직한 배터리 등을 탑재한 덕에 공차중량은 2,055kg에 이른다.
주행 합리성에 집중한 스트림라이너
현대차는 아이오닉 6를 공개하며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를 정의했다.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의 디자인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기능, 공간을 강조한다. 그리고 실제 아이오닉 6는 ‘의도’를 실현시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이오닉 6의 전면은 깔끔하고 미래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체급 대비 헤드라이트가 조금은 작게 느껴지지만 곳곳에 공기저항을 줄이려는 의지가 담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아이오닉 6은 액티브 에어 플랩, 주행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바디킷 등이 더해져 수준급의 공기저항계수(0.21)를 달성했다.
측면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이어간다. 곡선으로 그려진 차체, 루프 라인 등이 차량의 성격을 강조한다. 몇몇 브랜드들의 4도어-쿠페 모델와 유사한 기시감도 들지만 ‘기능적인 수렴’의 결과라 생각된다. 이와 함께 독특한 디자인의 20인치 휠, 카메라 기반의 아웃사이드 미러 등이 차량의 가치를 더한다.
이어지는 후면 역시 기시감이 드러난다. 특히 포르쉐를 닮은 디테일이 도드라진다. 그러나 이 역시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한 의지라 생각된다. 그래도 아이오닉 6 레터링, 픽셀 라이트는 물론 독특한 디자인을 반영한 바디킷 등이 더해지며 ‘현대 전동화’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아이오닉의 감성을 담은 공간
현대차는 아이오닉을 단순히 ‘라인업’에 그치지 않고 전동화 디비전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고, 이에 따라 ‘모든 아이오닉’들은 유사한 감각을 선사한다.
실제 아이오닉 6의 실내 공간은 여느 아이오닉 및 현대 전동화 모델들이 선보였던 스티어링 휠과 깔끔히 다듬어진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등의 구성을 답습했다. 친환경적인 소재, 그리고 독특한 연출이 아이오닉 6의 존재감이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스티어링 휠 중앙에는 현대 엠블럼 대신 적용된 4개의 픽셀로 구성된 인터렉티브 픽셀 라이트 등이 ‘다채로운 기능 및 소통의 가치’를 예고한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디지털 클러스터와 함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차량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다채로운 기능을 보다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이 부분은 여느 전동화 차량과 비교하더라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다.
참고로 아이오닉 6의 실내 공간에는 최근의 현대차들이 보이는 선택과 같이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전반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차량의 체격, 그리고 최적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실내 공간의 여유 역시 확실히 챙겼다. 실제 1열 공간의 레그룸, 헤드룸이 준수해 만족감이 높다. 더불어 일반적인 시트 대비 약 30% 얇은 전기차 전용 슬림 디자인 시트를 더하면서 2열 공간에서도 쾌적한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실제 아이오닉 6의 2열 공간은 여느 중형 세단과 비교를 하더라도 넉넉한 레그룸을 누릴 수 있고, 평평함이 주는 쾌적함 또한 누릴 수 있다. 더불어 날렵하게, 곡선으로 그려진 차체 구조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헤드룸이 마련되어 ‘패밀리 세단’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러나 적재 공간은 내심 아쉽다. 차량의 형상을 구현하며 적재 공간이 많이 훼손된 모습이다. 실제 공간도 넉넉하지 못할 뿐 아니라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 정도오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나마 위안이라 한다면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폴딩해 조금 더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다 합리적인 E-라이프
전기차라 한다면 으레 ‘강력한 성능’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오닉 6은 ‘그리 높지 않은 출력’으로 합리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 아이오닉 6 롱 레인지 AWD 사양은 합산 출력 320마력, 61.7kg.m의 토크를 내는 듀얼 모터 시스템을 탑재했다. 토크 덕분에 전반적인 움직임은 우수한 편이지만 강력한 성능을 과시하는 여느 전기차들에 비한다면 소소하게 느껴지는 수치다.
대신 77.4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 시 420km(복합 기준)의 주행 거리를 제공하며 공인전비 역시 4.8km/kWh(도심 5.2km/kWh 고속 4.4km/kWh, 이상 20인치 휠, 타이어 기준)로 준수하다.
보다 쾌적하게, 그리고 편하게 다룰 수 있는 전기차
독특한 감성의 외형, 그리고 기대 이상의 여유를 자랑하는 실내 공간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깔끔한 스티어링 휠과 우수한 그래픽을 선사하는 디지털 클러스터 등은 물론이고 친환경 소재, 그리고 센터 터널에 여러 기능을 더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새로운 차량을 개발함에 있어서 ‘기존과 다른 부분’을 대대적으로 적용하는 건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낯설고, 또 어색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도 다행이라 한다면 이러한 요소들이 사용에 불편함은 없기에 적응의 영역이라 생각됐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아이오닉 6는 239kW, 약 320마력의 출력을 갖췄다. 이는 강력한 성능이라 표현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토크 자체가 워낙 우수한 만큼 대다수의 주행 환경에서 능숙하고, 여유로운 움직임을 과시한다. 실제 발진 가속, 추월 가속 등 모든 부분에서 군더더기 없다.
게다가 과거의 전치가들이 보여줬던 즉각적이고 우악스러웠던 출력 전개도 없으며, 전기 모터가 작동하며 내지르는 소음 역시 도드라지지 않아 ‘높은 완성도’를 엿볼 수 있었다. 참고로 아이오닉 6 역시 주행 사운드를 품고 있는데, 전반적인 만족감이 훌륭했다.
칼럼식 기어 시프트 레버를 탑재하며 약간의 적응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기능 역시 부족함이 없고, 회생 제동 및 i-페달 기능 역시 제 몫을 다한다.
상황에 따라 시프트 패들 조작으로 회생 제동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상황에 따른 운전자 의도’를 효과적으로 더할 수 있다. 그리고 출력 전개 상황과 같이 ‘회생 제동’ 시의 부하, 그리고 그로 인한 질감 역시 한층 부드러워 만족감을 높였다.
출력 전개 및 회생 제동의 질감이 세련된 것 외에도 ‘차량의 움직임’ 역시 이전의 현대 전기차 대비 한층 개선된 모습이다.
실제 차량이 제법 길고, 무거운 편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자가 느끼는 부담은 전혀 없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모두 길어 처음에는 ‘체격’에 대한 적응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나, 어느새 쉽게 다루는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차량의 승차감에 있어서도 준수한 모습이다. 전기차 특유의 단단한 차체로 인한 질감이 간혹 느껴지는 편이지만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여러 주행 환경에 능숙히 대응해 ‘쾌적한 승차감’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마주할 때에는 조금 스트레스가 느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 정도’ 역시 과하지 않기에 ‘아이오닉 디비전의 발전’을 보다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주행 모드는 노멀, 에코, 스포츠 그리고 개별 설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노멀과 에코는 큰 차이가 도드라지지 않았다. 되려 스포츠 모드 시 적극적인 출력 전개,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한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아이오닉 6’과 어울리는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카메라를 통해 아웃 사이드 미러를 대체하는 건 좋다. 다만 이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워낙 기울어진 상태로 배치되어 있어 볼 때마다 난감한 일이 잦아, 이 부분을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좋은점: 깔끔한 패키징, 우수하고 합리적인 주행 가치
아쉬운점: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 적재 공간, 그리고 ‘새로운 요소’의 적용 방식
이제는 익숙해진 전기차 시대, 그리고 아이오닉 6
앞서 밝혔던 것처럼 이제 우리의 도로 위에서 전기차를 마주하는 건 무척 평범한 일상이 되었고, 새로운 전기차들 역시 ‘특별함’을 대표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전기차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이오닉 6는 지금 당장, 전동화 라이프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합리적이며 부족함 없는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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