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퍼졌던 2020년 이후 2번째 참배 불참
화성-18형 시험발사로 자신감 "선대 의존도 줄여"
"김정은, 선대 우상화 여전히 신경 쓴다" 반론도
북한에서 4월 15일은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과 군 지휘부를 이끌고 할아버지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올해 이 같은 연례행사를 건너뛴 것으로 보인다. 우상화의 초점이 선대에서 김정은 본인으로 확연히 옮겨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전날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공식 집권한 2012년 이후 2020년을 제외하고 태양절 참배 불참은 전례가 없다. 다만 2020년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임을 감안하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고도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는 아내 리설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을 대동해 참배에 나섰다.
이에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선대 우상화 작업의 중요도가 과거보다 밀렸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군사행보에 치중해온 김 위원장이 굳이 태양절에 모습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 위원장은 올해 아버지 김정일 생일(광명성절·2월 16일)에도 금수산궁전을 참배하지 않았다.
안찬일 세계북한문제연구센터 소장은 "어머니인 고용희가 김정일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터라 김정은에게는 콤플렉스가 늘 있었을 것"이라면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선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13일 화성-18형 발사현장에는 리설주와 딸 주애,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김정은 정통성은 선대로부터... 김일성·김정일 도외시하긴 일러
반면 김 위원장이 선대 우상화에 신경을 덜 쓰고 있는 것처럼 비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백두혈통의 계승자라는 점을 강조해야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비록 김 위원장 본인이 참배에 불참했더라도, 북한은 주민을 대거 동원해 올해 태양절 행사를 성대히 치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노동신문은 4월 15일 자 사설에서 김일성의 좌우명이 이민위천('인민을 하늘처럼 섬긴다'는 뜻)이었다고 거론하며 김정은이 이를 이어받고 있음을 언급했다"면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이 선대로부터 내려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