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 칼럼 통해
"삼성 '감산' 결정, 추락한 인텔과 유사"
"진정한 근성, 이병철 재발견" 조언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한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뉴스1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감산 결정은 과거 미국 인텔과 마찬가지로 시장에 안주하려는 신호라고 영국 언론이 지적했다. 해당 매체는 나아가 현 위기 극복을 위해 삼성그룹 이병철 선대 회장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조언까지 내놓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3일(현지시간) '삼성은 인텔과 같은 안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은 업계 1위 위상이 너무 편해 경쟁사들로부터 더 이상 사업을 빼앗으려는 욕구가 없는 것으로 비춰진다"며 "감산 결정이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삼성가(家)가 현재에 안주하려고 한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의 안주하려는 모습을 지난 11월 개최된 투자설명회에서도 찾았다. 당시 삼성전자는 "D램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합리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고 시장의 균형도 좋아졌다"며 "2035년까지 D램 시장 매출도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역시 삼성전자가 '돌파'가 아닌 '자기 만족'을 선택한 사례라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안일함은 과거 인텔의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 인텔이 첨단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밀리며 1위 자리에서 떨어진 이유가 바로 (삼성전자가 현재 보이고 있는) 안일한 정서"였다며 "'2030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생산 1위가 되겠다'는 삼성의 목표 역시 이 같은 안일함 때문에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 대한 돌파구로 '이병철 정신'을 언급했다. 1983년 이 선대 회장이 도쿄 선언을 통해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쉬지 않고 업계 정상을 노린 것처럼, 삼성전자 역시 더 도전적인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건설한 이 선대 회장과 당시 삼성전자는 하루에 16시간씩 일했다"며 "삼성전자는 이런 진정한 근성 혹은 호전적 직업의식으로 대표되는 이병철 정신을 재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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