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변경 알선 대가로 77억원 수수 혐의
검찰, 정진상·이재명 등 윗선 수사 탄력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 상대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14일 구속됐다.
이민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친 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심사에선 검찰과 김 전 대표 측 모두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해 의견을 진술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김 전 대표 역시 영장전담 판사 앞에서 직접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경기 성남시 백현동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편의 제공 알선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정모(68) 대표로부터 77억 원 가량의 금품과 백현동 공사 현장 식당(함바)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초 김 전 대표가 정 대표로부터 70억 원을 받기로 약속한 뒤 35억 원을 받은 것으로 봤지만, 보강수사를 통해 42억5,000만 원이 더 건너간 정황을 포착했다. 2015년 9월~2017년 4월 2억5,000만 원, 지난해 1월 35억 원, 올해 3월 40억 원이다. 여기에 2017년 11월 백현동 아파트 공사 현장의 식당 사업권을 추가로 받아갔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한꺼번에 4단계 용도 상향(자연녹지지역→준주거지역)을 해주며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줬다고 보고 있다. 성남시에 두 차례나 용도 상향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던 아시아디벨로퍼가 김 전 대표를 영입한 뒤 용도 변경을 재차 신청해 성남시로부터 승인을 받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로비와 특혜 등의 비리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한다. 용도 변경으로 해당 부지에는 기형적인 '50m 옹벽 아파트'가 건설됐으며, 아시아디벨로퍼를 포함한 민간 사업자는 3,000억 원 상당의 분양 수익을 얻었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이란 점도 주목한다. 김 전 대표는 2006년 성남시장에 출마한 이 대표를 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보좌했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던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115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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