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경찰 50대 남성 현행범 체포
개 가축에 포함 안 돼 도축장 설치 불가
"도살된 개 버젓이 유통… 엄벌 어려워"
사육시설에서 개를 도살하던 50대 남성이 이례적으로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탕정면의 사육시설에서 개를 도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5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8시쯤 자신이 운영하는 개 사육시설에서 개를 도살하다가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물단체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을 급습해 체포했다”며 “A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살아있는 개 16마리, 다수의 개 사체, 전기충격기, 가스통, 토치 등이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운영하는 보신탕집과 천안·아산지역 다른 업소에 개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개들을 길러 도살해왔다”고 진술했다.
개 밀도살업자의 현행범 체포는 이례적이지만 A씨는 이날 석방됐다. 현행법 체계와 현실 사이의 괴리 탓에 입건해도 실질적인 처벌이 어렵기 때문이다. 형사처벌한다고 해도 수위가 낮은 편이다. 국내에선 법적으로 개 도축장을 설치할 수 없지만, 개고기를 찾는 이들이 여전히 있고, 이들에게 개고기를 판매하는 보신탕집이 세금을 내면서 성업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물가공처리법상 가축은 소, 말, 양, 돼지, 닭, 기타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로 제한돼 있는데 개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도축장을 설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러나 “개 도축은 불법이지만 이번처럼 밀도축된 개가 버젓이 식당에 공급돼 팔리고 있기 때문에 엄하게 처벌하긴 어렵다”며 “현재로선 법을 명확하게 하든지, 사회 분위기가 바뀌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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