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피츠버그)이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의 완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몸을 던져 막아낸 두 번의 호수비는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로 남았다.
배지환은 14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배지환은 수비에서 빛을 발했다. 0-0으로 맞선 4회말 피츠버그는 선발 빈스 벨라스케스의 연이은 폭투로 2사 2·3루까지 몰렸으나 배지환의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배지환은 타일러 오닐(세인트루이스)이 때린 좌중간 큼지막한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아냈다. 이후 속도를 이기지 못해 펜스에 강하게 부딪히며 넘어졌지만 마지막까지 공을 놓치지 않았다. 벨라스케스는 주먹을 들어 올리며 배지환의 호수비에 고마움을 표했다.
멋진 수비는 5회말에도 이어졌다. 2사 1루에서 터진 알렉 버럴슨(세인트루이스)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걷어낸 것. 안타를 예상하고 내달리던 버럴슨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배지환은 타석에서도 1-0으로 앞선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뽑아냈다. 이어진 타선의 안타와 볼넷으로 3루까지 진루한 배지환은 앤드류 맥커친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팀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배지환의 수비가 돋보였던 이날 경기는 피츠버그의 5-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동료들은 배지환의 호수비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로돌포 카스트로(피츠버그)와 ‘백투백’으로 홈런을 터뜨린 코너 조(피츠버그)는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물론 펜스가 쿠션으로 덮여 있지만 여전히 부딪히면 아프다. 배지환의 두려움 없는 플레이를 보니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배지환의 수비로 위기를 극복한 벨라스케스 역시 ESPN 등의 매체를 통해서 “(배지환에게) 정말 고맙다”며 “그에게 점심을 사주러 나갈 것이다. 물론 저녁도 좋다”고 전했다. 이에 배지환은 “이미 벨라스케스가 커피를 사준 적이 있다. 이번에는 더 비싸게 싸줘야 한다”며 유쾌하게 화답했다.
MLB닷컴의 저스티스 델로스 산토스 기자는 “플레이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원래 중견수로 뛰는 선수가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며 감탄했다. 이어 “배지환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험을 운동 능력, 뛰어난 스프린트로 만회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 후 배지환의 시즌 타율은 0.229에서 0.231(390타수 9안타)로 소폭 올랐다. 피츠버그는 시즌 전적 8승5패로 중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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