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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을 용기 가져라"… 개딸 자제시키다 진땀 뺀 민주당 중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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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을 용기 가져라"… 개딸 자제시키다 진땀 뺀 민주당 중진들

입력
2023.04.14 19:00
수정
2023.04.14 19:30
0 0
14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우원식, 정성호, 김상희 의원이 당원들과 함께 대화하고 있다. 민주당 유튜브 화면 캡처

14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우원식, 정성호, 김상희 의원이 당원들과 함께 대화하고 있다. 민주당 유튜브 화면 캡처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갖는 의원들을 공격하는 것이 이 대표의 리더십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아닙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원님, 속 터집니다. 속 터집니다! 저희는 정책을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민주당이 제 식구를 챙겨야 하는데 의원님들이 그걸 못하잖아요!"

더불어민주당 당원 A씨


더불어민주당 소속 4선 의원들이 14일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화살을 돌리기 위해 직접 대화에 나섰지만, 당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면서 진땀을 뺐다. 강성 지지층들은 의원들의 면전에 대고 "욕먹을 용기 없으면 정치하면 안 된다" "낙선 운동을 하겠다"는 포화를 쏟아냈고, 중진 의원들은 이들의 날 선 반대에 가로막혀 쩔쩔매는 광경이 연출됐다.

우원식, 정성호,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당원존에서 진행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당원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했다. '버스에서 내려와'는 민주당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욕설, 비방 등의 강경 투쟁과 결별하자는 내용의 캠페인으로, 이날 첫 행사가 열렸다.

캠페인을 제안한 우 의원은 "우리 당의 단결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하는데 최근 당내 여러 분란 상황이 걱정됐다"며 운을 뗐다. 우 의원은 "지난 탄핵 시위 때 버스 위로 올라가서 강경 시위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국민들이 평화 시위를 요구하면서 탄핵이 성공했다"며 "그때처럼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이 버스에서 내려오고 서로 단결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단결'을 강조하는 의원들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당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한 중년 여성 당원은 "버스에서 내려와 캠페인으로 과거 전두환, 이명박이 물대포 쏘고 총 쏘는 거랑 똑같이 우리의 흐름을 꺾으려 한다"며 "저는 다음번에 우원식 낙선 운동에 적극 힘 모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10년 차 민주당 당원이라고 소개한 임세은씨는 "욕먹을 용기 없으면 정치하면 안 된다"며 "욕먹을 두려움, 욕먹을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고 오히려 훈수를 뒀다. 이어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을 지양해야 하는 건 맞지만, 당원이 내려놓기 전에 권력, 기득권 가진 내부총질 의원들이 입 닫는 게 먼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정성호, 김상희 의원도 마이크를 잡고 당원들을 어르며 비방 자제를 요청했지만, 당원들은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의 강경 대처를 주문하기도 했다. 당원 이근수씨는 "의석 수를 갖고도 언론개혁, 사법개혁, 재벌개혁을 전혀 못 한 원인에는 특정 계파에 속한 정치인이 있다"며 "당 차원에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하고, 이들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본인이 비명계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고 말한 뒤 "박용진 의원이 당시 현장에 있던 분들을 '정치 훌리건'이라 매도했는데 정정과 사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기획했던 우 의원은 "오늘 규탄대회를 하는 것 같다. 속이 후련하세요"라고 물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 의원은 "저는 오늘 손해를 많이 봤다. 공개적으로 우원식을 안 찍겠다고 해서"라며 "소통하는 게 그래서 쉽지 않다"고 난색을 표했다.


우태경 기자
김종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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