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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김만배, 정진상 20억 요구에 스트레스... 안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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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김만배, 정진상 20억 요구에 스트레스... 안 준다고 했다"

입력
2023.04.13 17: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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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428억 약정인데 20억 안 주나" 의문 제기
검찰 "김용, 알리바이 '만든다'고 표현" 보석 반대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2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2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20억 원을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는 13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공판을 열고 '대장동 일당'인 정영학 회계사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들에게 각종 특혜를 주고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계사는 이날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 일부는 '형들'에게 준다고 했고, 이는 김 전 부원장과 정 전 실장을 의미한 게 맞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에 "2021년 2월 김씨로부터 정 전 실장에게 20억 원을 요구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나"라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20억을 요구한 명확한 이유는 말하지 않았고 (김만배가) 그냥 욕을 하면서 안 주겠다 정도의 얘기를 했다"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화를 냈고, 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정 회계사 답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표 측근들에게 대장동 수익을 나눠준다는 이른바 '428억 원 약정'이 실재한다면, 김씨가 왜 정 전 실장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느냐는 취지였다. 재판부는 "계산상 428억 원의 3분의 1인 140억 원 정도는 정진상에게 가야 하는데, 20억 원을 안 주겠다는 건 안 맞는 얘기 아닌가"라고 물었다. 정 회계사는 이에 "당시 김만배 입장에선 겁을 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지분 이야기를 계속 거론하자 김 전 부원장 변호인은 "두 사람을 끼워서 질문하는 것은 좀 (부적절하다)"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김 전 부원장에 대한 보석 심문도 진행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검찰이) 1차 현금 수수 시기를 최근 갑자기 바꿨다. 교도소 밖에서 효율적인 방어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보석을 요청했다.

검찰은 그러나 김 전 부원장과 정성호 민주당 의원의 접견 내용을 거론하며 "'알리바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니까 변호사랑 잘 상의해 봐'라는 말을 했다"며 "억울한 일반인에게는 하지 않을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당시 접견 내용을 보면 유동규에 대한 음해성 정보를 취합해 달라는 얘기도 있다"며 "조직적인 위해 우려가 현존하는 만큼 구속 상태에서 심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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