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일 0시 '카운트다운 이벤트'도
신초샤 "초판 1쇄 30만권 발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74)의 15번째 장편소설 ‘거리와 그 불확실한 벽’이 13일 일본에서 출간됐다. 2017년 ‘기사단장 죽이기’ 이후 6년 만에 나온 하루키의 장편이다.
초판을 30만 권이나 찍는 등 일본에서 하루키의 인기는 여전하다. 하루키의 팬을 가리키는 '하루키스트'들은 이날 0시에 책을 구입하려고 도쿄 신주쿠 기노쿠니야 서점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전자책도 동시에 출간됐는데, 출간과 동시에 아마존재팬, 라쿠텐, 애플북스 등 온라인서점마다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선 어느 출판사가 번역해 출판할지 결정되지 않았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빨라도 "2, 3개월 이후에나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3년 전 발표한 중편, 두 번째 다시 써
3부로 구성된 이번 소설은 1980년 한 문예지에 발표한 같은 제목의 중편 소설을 모티프로 새로 쓴 것이다. 1985년 발표한 장편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이어 두 번째 리메이크다.
13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실린 인터뷰에서 하루키는 “1980년 중편을 쓸 때는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몰랐다. 글쓰기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하루키는 1979년 데뷔했다). 이어 “서랍 속에서 꺼낸 듯한 느낌으로 다시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하루키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2020년 3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밖에 많이 나가지 못하고 내면과 마주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설 주제는 감염병과는 관련이 없다.
하루키는 “의식과 무의식의 벽, 현실과 비현실의 벽, 또는 베를린장벽처럼 실제로 세계를 가르는 벽이 있다”며 “그런 ‘벽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글을 써 나갔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세계가 함께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은 희망이 흔들리는 시대가 됐다”며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 벽 안에 갇혀 있을 것인가, 벽을 넘어설 것인가는 매우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루키는 이번 소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가 전달되었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결코 전쟁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소중히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