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빌라촌에 '대마 공장' 차려
수사기관 단속 피하려 주변 CCTV 설치
경남에선 임신부 있는 아파트서도 적발
복원된 '다크웹 수사팀' 추적수사 결과
서울 주거밀집지역과 경남 소재 아파트에서 수사기관 눈을 피해 1년여간 대마를 재배·생산하고 유통해온 일당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에 적발된 일당은 모두 20대와 30대로 인터넷을 통해 대마 재배와 액상대마 제조방법을 습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은 서울 주거밀집지역에서 전문 대마재배·생산공장을 운영한 권모(26)씨와 박모(26)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수사팀은 지난달 8일에도 경남 소재 아파트에 대마 재배시설을 갖춰 판매해온 정모(38)씨와 박모(37)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권씨와 박씨는 2021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중랑구 주택가 한복판에 있는 빌라 지하에서 대마를 키우기 위한 대형 텐트와 수경재배시설, 액상대마 가공을 위한 동결건조기·유압기 등 전문 생산·제조시설을 갖춰 공장을 차렸다. 해당 공장에선 식재 상태의 대마 5주, 건조 상태의 대마 1.2㎏이 발견됐으며, 텔레그램 채널에 29회에 걸쳐 대마 재배·판매 광고를 게시한 정황도 나왔다. 이들은 의류업체로 위장해 사업자등록을 하고, 단속을 피하려고 주변에 폐쇄회로(CC)TV까지 설치했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정씨와 박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남 김해의 아파트 2곳에 대마텐트 등 재배시설을 갖추고, 텔레그램 채널에서 26회에 걸쳐 대마 판매 광고를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임신 초기 배우자 등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대마를 키우고 흡연했으며, 해당 재배시설 2곳에선 식재 상태의 대마 13주와 대마 580g이 나왔다. 검찰은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1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대마 판매 수익으로 보고 공범과 매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이번 범행의 단서는 '다크웹 수사팀'의 추적 수사 과정에서 잡혔다. 검찰은 2018년 다크웹 수사팀을 최초 설치해 운영하다가, 2021년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 범위가 500만 원 이상 밀수 범죄로 제한되면서 해체했다. 검찰은 최근 마약 유통이 다크웹·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상화폐 등을 통한 비대면 온라인 거래로 이뤄지면서,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인천지검·부산지검에 수사팀을 복원시켰고, 텔레그램 광고부터 추적한 끝에 유통사범들을 적발할 수 있었다.
검찰·경찰·관세청은 최근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을 포함한 마약수사전담인력 840명을 투입해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꾸리는 등 대대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마 재배·제조시설이 주거지역까지 침투해 국민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인터넷을 통해 마약 관련 정보에 손쉽게 접근하게 되면서 유통사범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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