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발표
"학폭에 관대한 경향 지속… 책임회피 용납 안돼"
분리기간 3일→7일로 연장 등 피해학생 보호 강화
교권 강화·학교장 재량 확대로 학교 현장 대응력 제고
앞으로 학교폭력(학폭) 가해학생은 학교생활기록부에 조치 사항이 졸업 후 최대 4년간 기록된다. 현 고1 학생들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수시 모집은 물론 정시 모집에도 학폭 처분 결과 반영이 의무화된다. 또 가해·피해학생 즉시분리 기간을 3일에서 7일로 연장하고, 학교장이 긴급조치로 학급교체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하기로 했다. 학교의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각 시도교육청에 '학교폭력예방·지원센터(가칭)'를 설치해 피해회복, 법률서비스 등을 통합 지원한다.
교육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학교폭력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일방·지속적인 학폭에는 무관용 원칙 △피해자 중심의 보호조치 강화 △현장의 대응력 제고 및 인성교육 강화의 3대 추진 방향에 맞춰 마련됐다.
중대 학폭 가해자, 피해자 용서 없인 사실상 대입 불이익 회피 불가
한 총리는 "2012년 강력한 학폭 근절대책을 처음 수립한 이후 우리 사회는 학폭을 관대하게 처리하는 경향이 지속됐다"며 "학폭을 저지르고 상응한 책임을 회피하는 일은 누구에게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먼저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전학(8호) 등 학폭 관련 중대 조치 기록의 보존 기간이 졸업 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된다. 6, 7호는 졸업 직전 심의를 통해 삭제가 가능하고, 8호는 예외 없이 4년간 보존된다. 퇴학(9호)은 영구보존된다.
그동안 학생부가 거의 반영되지 않던 대입 정시 등 수능, 논술, 실기·실적 위주 전형에도 학폭 조치사항을 평가에 반영하도록 했다. 2025학년도는 학폭 반영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2026학년도부터는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다만 당정협의회에서 거론됐던 취업 시까지 불이익을 주는 방안은 기업 자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대 조치를 받은 학폭 가해자는 졸업 당해연도를 포함해 최대 5년간 대입에 불이익을 받게 된다. 졸업 직전 심의를 통해 조치 기록을 삭제할 수 있는 요건도 강화한다. 심의 시 '피해학생 동의서'와 '불복 소송 진행 상황'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소송 진행 상황을 삭제 심의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처벌 강화에 따른 불복 소송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법무부와 협의해 불복 소송 지연 등 학생부 기재 회피 '꼼수' 대응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불복 절차 진행으로 조치 지연돼도 피해자가 분리요청 가능
가해·피해학생 즉시 분리 기간을 현행 3일에서 7일로 연장해 피해학생 보호를 강화한다. 휴일이 포함된 경우 3일은 분리의 실효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또 학교장이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학급교체를 시행하고, 피해학생에게 분리요청권을 주기로 했다. 학폭 발생 시 가해학생이 피해학생과 신고자에게 접촉할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가중 조치를 부과해 2차 가해도 차단한다.
학교와 교육청엔 '피해학생 전담지원관' 제도를 신설한다. 지원관은 학폭 발생 초기부터 피해학생에게 필요한 심리상담·의료·법률서비스를 지원한다. 위(WEE)센터, 상담·심리지원기관 등 피해학생 전문지원기관을 현재 303곳에서 내년 4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학교 현장의 학폭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청에 '학교폭력예방·지원센터'를 설치, 피해회복·관계개선, 법률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교원이 학폭 대응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고의가 아니거나 중대한 과실이 없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고, 학폭 책임 교사의 수업을 줄이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마련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