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자체 지역대표 3명 선출, 상원 기능
국회의장 직속 자문위원 함성득·임동욱
선거제 개편 "대타협의 길" 대안 제시
국회에서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원위원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회의원 정수를 유지하되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사실상 '양원제' 방식을 도입하자는 학계 제안이 나왔다.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 위원인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동욱 차의과학대 부총장은 11일 공개한 글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선거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자문위는 선거제 개편과 국회의원 정수 증원이라는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대안들을 제시했다"며 "세 개의 대안 중 두 개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며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제안을 하고 있고, 하나의 대안만 현재의 의원 정수를 유지하며 비례대표 증원을 주장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국회의원 정수 증원에 대해선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 "지리적 영토가 작고 디지털 통신 기술 발전으로 사회적 연결이 우수한 나라는 많은 국회의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등 이유를 들어 부적절한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비례대표 증원에 대해서도 "(현재의 비례대표는) 상징성만 강조되면서 여야 정쟁의 최첨단을 장식하고 정치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 소속 학자가 자문위의 결론을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두 사람이 '대타협'이라며 제시한 대안은 △국회의원 정수 300명을 동결하고 △현행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되 △지역대표 48명에 인구대표 252명을 뽑는 방식이다. 이들은 이 대안에 대해 "표의 등가성과 비례제 문제를 해결해 준다"며 "헌법을 개정하지 않아 단원제의 테두리 안에 있지만 사실상 '양원제'를 도입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대안에 따르면 '지역대표'는 현행 비례대표제를 대체하게 된다. 인구와 무관하게 광역자치단체별로 3석(제주와 세종은 각각 2석, 1석으로 예외)의 지역대표를 선출하되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선거구는 최소 1석 이상의 여성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비례대표제 폐지 반대론의 이유 중 하나인 '여성 국회의원 등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두 사람의 입장이다. 이들은 또한 "3선 이상의 인지도가 높은 후보는 지역대표로 출마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정치적 경륜이 높은 인사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활동하며 지역대표가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구대표'는 현행 지역구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단순 소선거구제로 252석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표의 등가성을 높이기 위해 1인 1표 원칙에 따라 선거구를 획정한다"며 "이를 철저하게 준수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시의 대표성은 높아진다. 인구대표 중 많은 의원이 도시기반 인구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구대표는 정치 신인의 등용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하원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