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와 산책하다 지나던 여성 공격
견주 "합의금 300만 원 이상 합의 의사 없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11일 올라온 개물림 사고 영상. 입마개, 목줄을 하지 않은 흰색 대형견은 어린아이와 함께 걷다 갑자기 행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흰색 대형견의 공격을 받은 피해 여성이 두 팔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목줄과 입마개 등 안전장구를 하지 않은 채 어린아이와 산책을 나온 대형견이 지나던 행인을 공격하는 개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개는 최근 이웃집 염소를 물어 죽이는 등 공격성을 보여왔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개물림 사고 폐쇄회로(CC)TV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흰색 대형견이 한 어린이와 함께 걸어오다 길 가던 여성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공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개는 이 여성이 바닥에 쓰러지자 오른쪽 팔을 물고 흔들었고, 주변 사람들이 발로 차며 말리자 잠시 물러났다가 다시 달려들어 이번에는 목 부위를 물기 시작했다. 이 개와 함께 걸어오던 어린이는 놀란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서 있었다.
피해 여성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행히 목숨은 건질 수 있었지만 목덜미와 배, 팔 다리 등 온몸에 찢기고 멍든 상처를 입었다. 피해자의 아들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이번 사고의 '전조'가 있었지만 견주가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자신의 어머니가 사고를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작성자는 "해당 개는 동네 염소도 물어 죽인 적이 있었지만, 견주가 안전장구도 없이 대형견을 어린애와 산책하게 했다"고 토로했다. 또 "어머니는 이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생겨 고생 중이지만, 해당 견주는 '300만 원 이상으로는 합의할 의사가 없다'고 하고 있다"고도 호소했다.
이 글에는 견주를 비판하는 누리꾼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견주가 무슨 생각으로 목줄도 안 한 대형견을 어린아이와 함께 내보낸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할머니들은 넘어지고 골절되면 뼈도 금방 안 붙고 누워계시다 돌아가시는 경우도 많다", "우리 어머니가 겪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견주를 처벌해야 한다" 등이다.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개물림 사고는 연간 약 2,000여 건씩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개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의 수는 매년 2,000명 이상, 하루 평균 6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동물보호법상 맹견으로 분류되는 반려견에 목줄을 착용시키지 않은 견주에겐 과태료 20만 원이 부과되며 개물림 사고 발생 시 과실치상 등으로 처벌할 수 있다. 다만 이 법이 규정하는 맹견은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도사견 등으로 이번 사고 영상 속 흰색 대형견은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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