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계' 바이든, 평화협정 25주년 방문
방문 전날 '영국 독립' 민족주의자 폭력 시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14일(현지시간)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를 방문한다. '벨파스트 평화 협정'(이하 평화 협정)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1998년 체결된 협정으로 '12세기 이후 영국 식민 지배를 받은 북아일랜드를 영국령으로 남기느냐, 20세기 초 영국에서 독립한 아일랜드와 통합하느냐'를 두고 벌어진 영국 정부와 반체제 인사들의 유혈 사태가 봉합됐다.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하루 앞둔 10일 "북아일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폭력 시위를 벌이면서 북아일랜드는 긴장감 속에서 손님을 맞이하게 됐다.
'검은 복면' 시위대, 경찰차에 불 질러... 긴장감↑
바이든 대통령은 북아일랜드·아일랜드 순방 일정을 3박 4일로 넉넉히 잡았다. 그는 19세기 미국으로 이주한 아일랜드인 후손으로, 아일랜드를 각별하게 여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 12일 북아일랜드 동쪽 벨파스트에 머문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25년 전 북아일랜드 지도자들은 평화를 선택했다. 수십 년간의 폭력을 종식시키고 안정을 가져왔다"고 평화 협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의 회담도 영국 수도 런던이 아닌 벨파스트에서 갖는다.
그러나 북아일랜드 정정은 불안한 상태다. 북서쪽 런던데리에서 민족주의자들이 연 것으로 추정되는 미신고 시위가 열렸다고 영국 언론 스카이뉴스 등은 보도했다. 시위엔 300명가량이 참가했는데, 참가자들은 검은 복면·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이들은 "1916년 혁명적 영웅과 공화당 사망자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외쳤다. 평화 협정이 체결된 4월 10일은 1916년 영국 통치에 대한 반란이 일어난 날이다.
시위대는 미신고 시위를 관리·단속하기 위해 배치된 경찰을 공격했다. 폭발물이 터져 경찰차에 불이 붙자 북아일랜드 경찰청은 '잠재적 테러'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키로 했다.
백악관도 긴장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실(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편안한 상태이며, 여행을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아일랜드 사랑' 바이든, 선조들 고향 방문도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벨파스트를 떠나 아일랜드로 이동한다. 수도 더블린에서 마이클 히긴스 대통령, 리오 버라드커 총리를 만나고 의회에서 연설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조들의 고향인 북서부 메이요주, 동북부 라우스주를 찾는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카이뉴스는 "바이든의 나흘 일정은 '형식'(정치외교적 일정)과 '가족'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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