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윤희숙·신평, 여권에 동시다발적 '쓴소리'
극우와 단절, 중도 포섭, 정책 대결 등 빈틈 당부
"與 위기의 단면" vs "정치적 입지 겨냥 노림수"
내년 4·10 총선을 1년 앞두고 여권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인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이 동조 현상을 보이면서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윤희숙 전 의원,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신평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당정일체란 명분 아래 현역 의원들이 쉬쉬하고 있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을 꼬집으며 '레드팀'을 자처하고 있다.
홍 시장은 광역지방단체장임에도 중앙정치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김기현 대표' 출범 이후 흔들리고 있는 지도부의 리더십을 문제 삼고 있다. 홍 시장은 10일 CBS 라디오에서 "당 운영이 되려면 지도부가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새 지도부는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없고, 용산의 눈치를 보고 하명만 기다리는 식으로 당 운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관계 단절 요구에 김 대표 등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홍 시장은 지난 3일 김 대표를 향해 "그(전 목사) 밑에서 잘해 보시라"고 일갈했고, 김 대표가 "지자체 행정에 전념하시라"고 답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국정운영 방향과 정부 정책을 둘러싼 여론 대응에 대한 '경고음'도 이어지고 있다. 신 변호사는 9일 페이스북에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여권은 다시 총선에서 참패한다"며 "(윤 대통령은) 변화의 물결을 일으켜야 한다. 무책임한 강경 세력에게서 풀려나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을 헤아려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썼다.
윤 전 의원도 같은 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에 대한 지지 여론이 높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형편없는 법에 국민 지지가 높은 것은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정책 프레임' 대결에서 밀린 국민의힘에서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비우기' 발언 등 민심과 괴리된 발언만 나오고 있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들의 발언은 해당 인사들의 정치적 상품성과 내년 총선 등과 맞물려 결코 무게감이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정권심판론이 국정안정론보다 우세하고,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쟁점법안과 '50억 클럽' 등 특검법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 여론이 높은 것에 대한 여권 내 위기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도부가 최고위원과 지자체장발 각종 리스크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한 '정신 차리라'는 경고"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당내 비판적 시선도 존재한다.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지분 확보 목적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중앙정치에서 떨어져 있는 상황을 십분 활용해 차기 총선과 대선을 대비해 입지를 다지기 위한 차원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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