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극우 정당 '체가'가 리스본서 개최
지난해 스페인 보수집회도…똘똘 뭉쳐 '세 과시'
다음 달 포르투갈에 전 세계 극우 정당과 극우 지도자들이 총집결한다. 포르투갈 극우 정당 '체가'가 주최하는 이른바 '극우 정상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극우는 통상적으로 인종, 민족, 지역, 성별 등을 기준으로 한 차별을 옹호한다. 극단적 전체주의 또는 자국 우선주의 성향을 띠며, 혐오를 이용하기도 한다. 체가 또한 반이민 정책, 임신중지(낙태) 반대, 성소수자 차별 등을 주장하는 전형적인 극우 정당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 세력이 경제 위기에 대한 불안을 틈타 무섭게 세력을 키우고 있다. 극우 지도자들은 다음 달 "극우의 약진은 일시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정치 현상이 아니다. 극우는 이미 주류 세력에 진입했다"고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이 수호해 온 평등, 인권, 민주주의 같은 가치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브라질 전직 대통령도 초청… "극우 총집결"
10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언론 '포르투갈레지던트' 등에 따르면, 안드레 벤투라 체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13, 14일 리스본에서 '세계 우파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회담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담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극우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탈리아 정당 '동맹'의 대표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를 비롯, 산티아고 아바스칼 스페인 '복스' 정당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티노 흐루팔라 독일 '독일을위한대안' 대표 등이다.
지난해 10월 대선 패배로 재집권에 실패한 '극우 포퓰리스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도 자리한다. 보우소나루는 '좌파 대부'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자리를 내줬다.
불어난 세력 바탕으로 회동... "우리도 주류" 과시
체가가 극우 인사들을 리스본으로 불러 모을 수 있었던 건 최근 영향력이 급격히 커진 덕분이다. 2019년 총선에서 230석 중 겨우 1석을 확보하며 의회에 입성했지만, 지난해 총선에선 12석(득표율 7.3%)을 차지하며 원내에서 3번째로 큰 당이 됐다. 지난달 포르투갈 여론조사 기관 인터캠퍼스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체가의 지지율은 13.5%까지 올랐다. 벤투라 대표는 "우파 회담을 통해 리스본을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우파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극우 지도자들로서는 '극우는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며 주류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데 모여 온갖 의제를 놓고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극우가 전 세계적 현상'임을 상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해 국내 정치적 입지를 더 확대할 수도 있다.
전 세계 극우 세력은 더 밀착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복스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극우 집회 '비바22'(VIVA22)를 열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보내 힘을 보탰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영상을 통해 "우리는 괴물이 아니다"고 외쳤다고 미국 언론 ABC뉴스가 보도했다. 당시 집회엔 1만5,000명가량이 참석했다고 복스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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