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서 유서 2장 발견
아들 "부모님 잘 모시고 간다"
전북 진안의 한 단독주택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발생해 80대 노부부가 숨지고 50대 아들이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아들이 쓴 유서를 발견해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10일 전북소방본부와 진안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8분쯤 진안군 마령면 한 주택에서 A(86)씨와 부인B(82)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있던 아들 C(54)씨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원광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함께 밭일을 가기로 했던 C씨 친구가 연락이 닿지 않자, C씨 집을 찾았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집 내부에선 불에 탄 번개탄과 유서 2장이 발견됐다. C씨가 쓴 유서에는 '부모님을 잘 모시고 간다'는 내용이, 노부부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는 사후 집안 정리에 관한 내용이 각각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노부부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병간호에 어려움을 겪던 아들이 부모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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