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103세... 나치 전범 22명 '대량학살'로 기소
국제재판소 설립 주창... ICC 설립 결실로 이어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독일 전범들을 처벌한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이들을 기소한 수사팀의 '마지막 생존 검사'였던 벤저민 페렌츠가 별세했다. 향년 103세.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페렌츠는 전날 미국 플로리다주(州) 보이튼 비치에서 숨을 거뒀다. 미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은 "오늘 세계는 (2차 대전) 대량학살 범죄의 희생자들을 위해 정의를 찾던 지도자를 잃었다"며 그를 추모했다.
페렌츠는 1920년 트란실바니아(현 루마니아)에서 태어났다. 유대인이던 고인의 부모는 당시 동유럽 내 반(反)유대주의 정서를 피해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고, 고인은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후 미 육군 법무관으로 입대했다. 유럽 전장에서 나치 독일의 전쟁범죄를 수집하는 역할을 맡은 그는 나치의 부헨발트 강제수용소 등을 방문해 현장 기록 활동을 벌였다.
종전 이후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중, 뉘른베르크 군사재판에 합류하게 됐다. 당시 미 연방대법관이던 로버트 잭슨 팀의 일원으로 나치 전범들 수사 및 기소 역할을 맡은 것이다. 1947년 수석 검사로 승진한 고인은 22명의 지휘관급 전범을 대량학살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중 12명은 실제 사형에 처해졌다.
이후 페렌츠는 전쟁범죄 단죄를 위한 국제재판소 설립을 강력히 주창했다. 그 결과 2002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세워지는 결실도 맺어졌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유대인 자선단체에서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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