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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 때 잠꼬대 심하면 ‘이 질환’을 의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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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 때 잠꼬대 심하면 ‘이 질환’을 의심해야

입력
2023.04.09 08:10
수정
2023.04.09 11:1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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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4대 증상으로는 저절로 몸이 떨리고, 몸 움직임이 느려지고, 팔다리 관절·근육이 뻣뻣해지고,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해 걸음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파킨슨병 4대 증상으로는 저절로 몸이 떨리고, 몸 움직임이 느려지고, 팔다리 관절·근육이 뻣뻣해지고,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해 걸음이 불편해지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1755~1824)이 1817년 이 질환을 학계에 첫 보고한 것을 기념해 그의 생일(4월 11일)을 ‘세계 파킨슨병의 날’로 정했다.

파킨슨병은 치매에 이어 고령인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뇌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2017년 10만716명에서 2021년 11만6,504명으로 5년 새 16% 정도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특히 70대 이상 환자가 전체 환자의 85%를 차지하며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환자도 점점 늘고 있다.

허륭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1~2%에서 발병할 만큼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이라며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진단으로 약물 치료를 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부족해 발생한다. 도파민은 우리 몸의 움직임에 관여한다. 기계를 잘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 역할과 같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윤활유가 부족한 기계처럼 우리 몸도 뻣뻣하고 느려진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 떨림, 행동 느려짐(서동증), 근육 강직, 보행 장애 등이다. 서서히 진행되며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파킨슨병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기기 쉬운 이유다. 특히 파킨슨병은 한쪽에서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자율신경계 증상으로 변비가 자주 생기고, 냄새를 잘 구분하지 못하며, 잠잘 때 잠꼬대 비슷한 수면장애가 발생한다. 병이 진행되면 걸을 때 보폭이 좁아지고 잘 넘어진다. 결국 옴짝달싹할 수 없이 누워 지내야 한다.

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을 자면서 심하게 잠꼬대를 하거나 발길질을 하는 등 수면행동장애가 있다면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며 “특히 노년기에 수면행동장애가 있으면 5~10년 뒤 상당수가 파킨슨병ㆍ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신경 질환을 앓을 수 있다”고 했다.

신체적 문제뿐만 아니라 몸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서 불안증·우울증 같은 정신적 문제를 겪기도 하고 ‘파킨슨 치매’에 노출되기도 한다.

파킨슨병은 중뇌 흑색질 부위의 도파민 세포가 점점 줄면서 발생하지만 정확한 발병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15% 정도의 환자는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고 환경적 영향이나 독성 물질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치료 약물은 ‘레보도파’다. 뇌에서 도파민으로 변환돼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준다. 다만 약효는 5~7년 정도 계속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약의 지속 시간이 짧아지고 이상운동증(몸을 의지와 상관없이 흔드는 것)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약물 효과가 떨어지면 ‘뇌심부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ㆍDBS)’을 시행할 수 있다.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 부분에 전기로 자극하는 방법이다. 수술 후 전기 자극 발생 장치를 작동하면 뇌에 심어둔 전극에 전기 자극이 시작되고, 서서히 이상운동증이 사라진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을 받았던 많은 파킨슨병 환자가 10년 이상 경과한 후에도 보행까지 가능한 상태로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뇌심부자극술을 받을 수 없거나 뇌 수술을 두려워하는 환자를 위해 파킨슨병 핵심 약물인 레보도파를 하루 24시간 꾸준히 공급하는 장치도 나왔다. 위장을 통해 소장에 약을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도 도입될 예정이다.

근력 강화를 위한 운동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 변형된 자세를 완벽하게 되돌릴 순 없지만 몸 기능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특히 지속적으로 시행해야 효과가 유지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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