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사온' 아내 감금·학대한 중국 농촌 남성
1년 만에 재판서 세부 내용 첫 공개돼 국민 '분개'
피해 여성, 병원 옮겨진 이후로 행방 묘연
중국 법원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쇠사슬 아내’ 인신매매 사건 관련자 5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특히 이번 재판으로 사건의 자세한 내막이 처음으로 공개되며 중국 국민들은 다시 분노에 빠졌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은 중국 장쑤성 쉬저우 법원이 아내인 샤오화메이를 쇠사슬에 묶어 수십 년 동안 불법 구금·학대한 혐의로 남편 둥즈민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샤오화메이를 둥즈민에게 팔아치운 5명도 인신매매 혐의로 징역 8년에서 13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해 1월 한 중국 블로거가 쉬저우시 한 농가 마당 구석 판잣집에서 쇠사슬에 목이 묶여 있는 40대 여성을 발견하며 드러났다. 블로거가 이때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중국 농촌 지역의 인신매매 문제가 가시화됐다. 해당 여성의 남편이 “아내가 8명의 자식을 낳았다”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며 중국 전역을 분노하게 했다.
처음에 현지 당국은 “부부가 합법적인 결혼 증명서를 가지고 있다.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을 뿐”이라며 인신매매·유괴 우려를 일축했다. 나아가 “정신분열증을 앓는 아내가 종종 폭력적인 발작 증세를 보여 집 밖에 격리해 둔 것”이라고 변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의 비판이 커지자 당국은 뒤늦게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또 피의자들이 체포됐지만, 당국은 발표를 미루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리고 나서야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샤오화메이는 1998년 고향인 원난성에서 납치돼 한 농부에게 5,000위안(약 95만8,150원)에 팔렸고, 이후 인신매매를 2차례 더 당한 끝에 둥즈민과 살게 됐다. 샤오화메이는 조현병 증세가 나타나고부터 집 밖 마당으로 쫓겨나 쇠사슬에 묶인 채 수도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창고 흙바닥에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쉬저우 법원은 “피의자는 아내가 아플 때도 의사에게 데려간 적이 없고, 상태에 관계없이 임신시켰다”며 남편의 가혹 행위를 비판했다. 이외에도 허위정보를 발표한 잘못을 물어 지역 당 위원회 소속 17명에게 면직·강등 등의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사건이 드러난 지 1년이 넘었지만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선고 소식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몇 시간 만에 약 5억 뷰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며 “많은 이들이 형량이 너무 작지 않냐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샤오화메이가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그의 모습은 지난해 입원 이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