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4,974억 지난해보다 약 23%감소
"지난해 1분기 특허 수익 빼면 사실상 개선"
전장 등 B2B 사업 비중 늘어나 긍정 평가
LG전자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영업이익은 2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불안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 자동차 전기장치부품(전장) 사업과 더불어 여러 사업 부문에서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늘린 것이 긍정적 평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7일 공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LG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0조4,178억 원, 영업이익은 1조4,97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대비 6.6%, 지난해 1분기(20조9,690억 원) 대비 2.6% 줄었다. 영업이익은 693억 원을 낸 직전 분기의 20배이며, 지난해 1분기(1조9,429억 원)에 비해서는 22.9% 줄었다.
잠정실적은 증권가 예측 평균에 비해 매출은 다소 낮은 반면, 영업이익은 높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한 달 동안 증권사 보고서를 종합해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LG전자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20조7,540억 원을, 영업이익은 40.7% 감소한 1조1,14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전자 측은 "이번 실적은 역대 1분기 가운데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또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일시적 특허 수익이 포함된 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사업 수익성 강화의 효과"라면서 사실상 이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 LG전자가 얻은 일시적 특허 수익 규모는 약 8,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장 외 가전·TV 등에서도 B2B 비중 확대
증권가에선 LG전자 수익성 개선의 배경으로 특히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확대한 면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B2B는 소비자 대상 사업보다 경기의 부침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선 전장 사업이 현재 LG전자의 대표 B2B 사업이지만 다른 사업 부문도 B2B를 중심으로 먹거리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히트펌프 등 고효율 제품이 북미와 유럽의 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주목을 받으면서 상업용 냉난방 시스템 등의 B2B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다. TV와 주변기기로 구성된 HE사업본부는 서구의 TV시장 침체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는데, TV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직접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 사업이 성장하면서 영업이익 개선에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자사주 2,000주를 장내 매수하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시장 평가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전사 '워룸'을 운영 중"이라며 "단기 비용 절감 등 효율화를 넘어 불황에도 적정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만드는 구조적 변화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LG전자의 영업이익은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앞섰다는 점 때문에 눈길을 끌었다. 다만 삼성전자의 저조한 영업이익은 LG전자와는 무관한 반도체 부문의 부진 때문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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