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거주 풍수지리 전문가 ‘생명기’ 돌 묻어
종친 요청으로 진행… 묘에 기 보충하는 의식
지난해 5월 말 인천 계양 보궐선거 직전 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모 묘소.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설치한 가운데 산소를 훼손한 돌은 치워져 있다. 이용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모의 묘소 훼손 사건은 경주 이씨 문중 인사가 이 대표를 돕기 위해 ‘기(氣)’를 보충한다는 취지로 의식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전남 강진군 지역신문에 따르면, 강진군에 거주하는 이모(85)씨는 “이 대표의 일이 잘 풀리도록 부모 묘소에 '생명기(生明氣)'라는 돌을 묻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4년 전남도로부터 청자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 도공을 양성하고 있으며, 풍수지리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선거 낙선 이후 인천 계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자, 장흥에 거주하는 문중 지인으로부터 ‘보궐선거까지 떨어지면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 아니냐’며 ‘우리라도 어떻게 도움이 될 방법을 강구해보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이 대표 부모 묘를 찾은 두 사람은 부모 묘소의 방향이 잘못돼 기가 부족하다고 보고, 한자로 ‘생명기’라고 쓴 돌덩이 6개를 묻었다. 생명기는 ‘신명스러운 밝음,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를 뜻한다. 이씨가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기 보충 방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10년 전 특허청에 생명기 상표등록을 마쳤다”며 “묫자리가 좋지 않지만 이장을 할 수 없는 경우에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옛 고려청자가 생산됐던 강진군 대구면 산에서 돌을 가져왔다. 자신과 이 일을 제안한 장흥의 문중 지인, 현지 종친, 지인 등 4명이 보궐선거 사흘 전인 지난해 5월 29일 삽으로 잔디를 절개해 돌을 묻었다.
이 대표 가족과 상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연락할 방법이 없었고 보궐선거가 코앞이라 시간이 촉박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최근 이 대표가 뒤늦게 이런 내용을 알고 경찰까지 수사를 한다고 해 무척 당황스럽다”며 “경찰에서 연락 오면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페이스북에 부모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훼손 사실을 알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땅속에 파묻힌 돌에 '生'(생), '明'(명) 등의 한자가 적혔으며, "몇몇 사람이 봉분을 다지듯 뛴 것처럼 누른 것으로 보인다"는 이 대표 설명이 달렸다.
하지만 문중 인사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부모 묘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벌어져서는 안될 일이다"면서도 "다만 복수난수라 했으니 악의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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