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가격, 전년보다 60% 올라
외신 "양파, 식량위기 시한폭탄"
양파 상승 여파, 짜장면 9% 뛰어
양파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들썩이는 가운데, 한국에선 특히 더 오르고 있다. 양파는 전년 대비 60% 넘게 뛰면서 안 그래도 치솟고 있는 짜장면 등 외식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중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양파는 전년보다 60.1% 올라 소비자 물가 458개 품목 가운데 상승폭이 생강 86.6%, 당근 62.6%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전체 물가 상승률 4.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봐도 5일 기준 양파 평균 소매가격은 kg당 2,839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849원)보다 53.5%(990원) 올랐다.
양파는 상승세가 가파를 뿐 아니라 가격 역시 다른 국가와 견주어 높았다. 이날 주요 국가 생활물가를 비교하는 사이트 눔베오(Numbeo)를 보면, 105개국 중 한국의 양파 kg당 가격은 2.79달러로 푸에르토리코 2.83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채소 중 전 세계 소비량이 토마토 다음인 양파 가격 오름세는 한국만 겪는 현상이 아니다. 1월 한때 필리핀에선 양파 가격이 kg당 11달러로 닭 한 마리 값(4달러)을 앞질렀다. 파키스탄과 중앙아시아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도 양팟값이 많이 올랐다.
파키스탄 대홍수, 중앙아시아 서리 등 이상기후 현상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친 영향이다. 그러자 "양팟값 급등이 세계 식량위기를 고조시키는 또 하나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블룸버그통신 2월 24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의 양파 가격 상승 역시 이상기후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소비자가 사는 양파는 지난해 늦봄~초여름에 수확해 저장한 중만생종이다. 지난해 봄철 양파 주산지인 전남 무안 등에서 발생한 장기간 가뭄으로 2022년산 중만생종 생산량은 전년 대비 25.4% 감소했고, 이는 곧 가격을 높였다. 실제 지난해 5월만 해도 전년 대비 15% 하락했던 양파 물가는 하반기 들어 상승폭이 20%대로 커진 후 지난달 60%대를 돌파했다.
양파가 주요 식자재로 쓰이는 만큼 가격 상승은 외식 품목 물가를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양파가 주재료인 자장면만 봐도 물가 상승률은 9.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식 물가 역시 7.2% 올랐다.
다만 이달부터 양파 가격은 다소 안정될 전망이다. 봄에 수확하는 조생종 양파가 시장에 풀리고 있어서다. 올해 조생종 양파 생산량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21만6,000톤으로 예상된다. 노호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엽근채소관측팀장은 "양파는 지난해 오른 가격을 최근까지 유지하고 있다"며 "아직까진 가격이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이나 이달 들어 점차 하향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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