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2023년 3월 기후특성 발표
부산 대전 청주 등 벚꽃 개화 역대 가장 일러
"기후변화로 아시아 기온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3월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전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기후변화로 봄의 실종이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기상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3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9.4도로 평년(5.6~6.6도)보다 3.3도 높았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1973년 이래 가장 따뜻한 3월이었다. 두 번째로 더웠던 3월은 2021년(평균 8.7도)이었다.
특히 3월 7~11일에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7~9도가량 높아 4월 하순과 비슷한 기온이었다. 기온이 오른 건 중국 내륙의 따뜻한 공기가 서풍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3월 하순에도 맑은 날씨가 이어진 데다 따뜻한 남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크게 올랐다. 이에 3월 22일에는 강원 영월(27.6도), 경기 동두천(26.4)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3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기록한 지역이 많았다. 3월 31일에도 경남 양산(26.6도), 밀양(26.3)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3월 일최고기온 최고값을 경신했다.
기온이 높았던 만큼 봄꽃도 빨리 피었다. 부산에서는 평년보다 9일 빠른 3월 19일에 벚꽃이 개화했다. 1921년 관측 이래 가장 빠른 개화다. 대전도 평년보다 13일 빠른 3월 22일, 청주는 14일 빠른 3월 23일에 벚꽃이 피면서 관측 이래 가장 빨랐다. 매화의 경우 전주에서 2월 14일에 개화했는데 이는 평년보다 27일 빠르다. 매화는 북강릉과 북춘천, 서울에서도 평년보다 20~21일 빨리 피었다. 개나리도 곳곳에서 개화일이 평년보다 2~11일 앞당겨졌다.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28.7㎜로 평년(56.5㎜)의 절반 수준이었다. 3월 12일에는 중국 중부지방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왔으나, 저기압이 활성화되지 않아 강수량은 많지 않았다. 3월 22~26일엔 남부지방에 비가 자주 내렸고, 23일에는 부산, 울산 등에 비교적 많은 비가 내렸지만 그 외의 지역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지난달엔 우리나라를 포함한 유라시아 전역에서 지상 기온이 매우 높았다. 한반도는 인근 해수면온도도 높았다. 원인은 기후변화다. 미국의 기후변화 데이터 연구단체 클라이밋센트럴은 최근 기온 분석을 통해 올해 3월 한국과 중국, 일본, 베트남의 일평균 기온이 치솟는 일이 잦아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수개월 내에 기온이 40도가 넘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클라이밋센트럴 측은 "한국은 2018년 7~8월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는데, 지금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계속될 경우 당시와 같은 폭염은 4배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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